블룸버그 "5·6월 기준금리 인하론 흔들…7월 전망도"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예상보다 높게 나온 가운데,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로 지난해 연말부터 올랐던 주요국 채권 가격도 상승분을 완전히 반납했다.
블룸버그통신은 13일(현지시간) 자체적으로 집계하는 세계 채권지수가 올해 들어 3.5% 하락,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지난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 발표 전날이던 12월 12일 이후 상승분을 모두 토해냈다고 보도했다.
시장금리의 벤치마크인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한국시간 작년 12월 11일 4.23%에서 12월 27일 3.79%까지 내려간 뒤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으며, 14일 장중 4.33%를 찍은 데 이어 오후 4시 기준 4.289%에서 거래되고 있다.
정책금리에 민감한 미 2년물 국채 금리도 4.603%로 지난해 12월 12일 수준으로 돌아간 상태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 역시 작년 12월 11일 0.74% 수준에서 12월 20일 0.53%대로 내려간 뒤 다시 상승 전환, 현재는 0.743%를 기록 중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해 12월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 후 "(향후 관건은) 언제부터 정책 제약의 규모를 되돌리기 시작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느냐에 대한 것"이라고 말해 '피벗'(정책 전환) 기대를 키운 바 있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지난달 31일 FOMC 회의 후 "3월 FOMC 회의 때 (금리를 인하할 만큼) 확신에 도달할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라고 말해 시장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게다가 이날 발표된 미국의 1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해 시장 전망(2.9%)을 웃도는 등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아직 안심할 수준이 아니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TD증권의 프라샨트 뉴나하 전략가는 "1월 CPI가 게임체인저"라면서 "물가 압력이 위로 움직이기 시작할 실제적인 위험이 있다. 연준이 여기에 끼어들 수 없으며 채권 가격 추가 하락의 모멘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호주 펜달그룹의 에이미 셰 패트릭은 미 경제가 튼튼한 만큼 현재로서는 미 국채 투자가 매력적이지 않다면서, 미 국채보다는 회사채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블룸버그는 시장에서 7월 이전 기준금리 인하 전망을 줄이고 있다고 전했다.
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지난달 중순만 해도 5월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해 연내 1.75%포인트를 내릴 것으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었지만, 5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일주일 전 64% 수준에서 32% 정도로 내려갔다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또 올해 금리 인하 폭도 0.9%포인트가 안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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