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대기업노조, 기록적 임금인상 요구…중소기업 22% "3% 이상↑"

日대기업노조, 기록적 임금인상 요구…중소기업 22% "3% 이상↑"
봄철 임금협상 '춘투' 본격화…자동차·제철·중공업서 대폭 인상 요청 잇따라
임금 올리겠다는 중소기업 60%는 "노동력 확보 위한 방어적 인상"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일본의 봄철 임금협상인 '춘투'(春鬪)가 본격화하면서 자동차 기업을 비롯한 대기업 노동조합들이 사측에 기록적인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아사히신문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1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도요타자동차 노조는 사측에 요구한 임금 인상액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기본급 인상과 정기 승급분을 합쳐 1999년 이후 최고 수준의 인상을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요타 노조 관계자는 "물가 상승에 지지 않는 임금 인상을 지속할 수 있는지가 일본 전체에서 중요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완성차 업체인 혼다 노조도 기본급 인상액으로 199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월 1만3천500엔(약 12만원)을 요구했다.
일본제철 노조 연합회는 기본급을 월 3만엔(약 26만원) 올려 달라고 요청했고, JEF스틸 노조도 같은 수준의 기본급 인상안을 사측에 전달했다.
중공업, 전기, 철도 업계의 일부 노조들도 지난해보다 많은 기본급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아사히는 "일본제철의 인상 요구액은 약 5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대기업 노조들이 이처럼 강하게 임금 인상을 바라는 배경에 일본 정부도 중시하는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탈피가 있다고 짚었다.
아울러 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인재를 확보하려면 임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앞서 일본 대기업과 노조는 춘투를 앞두고 임금 인상에 대한 의욕을 드러냈다.
대기업을 회원사로 둔 재계 단체인 게이단렌(經團連·일본경제단체연합회)은 지난달 중순 임금을 4% 이상 올려야 한다는 지침을 발표했다.
일본 최대 노동조합 조직인 렌고(連合·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도 3% 이상의 기본급 인상에 정기 승급분을 포함해 5% 이상의 임금 인상을 요구했다.
다만 대기업과 달리 노조가 없는 중소기업이나 지방 기업들이 대거 큰 폭의 임금 인상에 동참할지는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아사히는 전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상공회의소는 전국 중소기업 약 3천 곳이 지난달 참여한 설문조사에서 61.3%가 4월 이후 임금을 올릴 예정이라는 견해를 나타냈다고 전날 밝혔다.
임금 인상을 계획 중인 기업 가운데 36.6%는 인상률이 3%를 넘을 것이라고 답했다. 전체 응답 기업 중에는 22.4%에 해당한다.
아사히는 "임금 인상을 실시할 예정인 중소기업 비율이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3.1%포인트 늘었다"면서도 "임금을 인상하겠다는 중소기업 가운데 60% 정도는 노동력 확보를 위해 '방어적'으로 임금을 올리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7∼8월 종업원 100명 이상 기업 1천901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임금 인상률이 1999년 이후 최고치인 3.2%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5인 이상 업체의 노동자 1인당 월평균 실질임금은 작년 12월까지 21개월 연속 하락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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