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조 중 5대은행이 20조…유동성 부족 중기에 최저 3%대 금리 자금지원
금융위원장 "은행들 기존 주담대 위주 금융서 벗어나 기업 지원 넓혀야"
(서울=연합뉴스) 이율 기자 = 고금리·고물가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기업들의 부담이 가중되는 가운데, 정부와 금융권이 첨단산업 영위 대기업 등에 20조원, 중견기업에 15조원, 중소기업에 41조원 등 모두 76조원에 달하는 맞춤형 금융지원에 나선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15일 은행연합회에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KB, 신한, 우리, 하나, NH 등 5대 시중은행장과 산업은행 회장, 기업은행장이 참석한 가운데 은행장 간담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맞춤형 기업금융지원방안을 발표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이번 기업금융 지원프로그램은 처음으로 정부 부처 간, 정부-정책금융기관-시중은행이 협업을 통해 기업의 맞춤형 수요를 촘촘하게 지원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 "우리 은행들이 기존 주담대 위주의 소비자금융에서 벗어나 기업에 대한 지원을 넓혀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첨단산업의 경쟁력 강화, 중소·중견기업의 신산업 진출 및 수출 확대 등에 원활한 금융지원으로 올해 수출 7천억달러, 민간투자 150조원 목표를 달성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추가 금융지원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에 마련된 이번 방안이 중소기업에 큰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중기부에서도 올해 32조원의 정책금융을 적극 공급해 중소기업의 위기 극복을 위해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이차전지, 바이오, 원전, 디스플레이 등 첨단전략산업을 영위하는 대기업 등은 글로벌 경쟁우위를 선점 내지 지속할 수 있도록 대규모 혁신 투자를 지원한다.
산업은행은 대출금리를 최대 1.2%포인트(p) 인하해 모두 15조원을 지원하며, 수출입은행은 수입선 다변화나 대체기술 개발, 국내 유턴기업, 해외자원 확보 등에 자금이 필요한 기업들에 공급망안정기금 5조원을 집중 지원한다.
첨단전략산업의 대규모 자금수요에 대해서는 정책금융기관과 민간금융사들이 함께 참여하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방식 자금지원도 검토한다.
우리 경제의 허리 중견기업을 위해 저리대출과 전용펀드를 처음으로 도입하고, 고금리로 유동성 부족에 직면한 중소기업에는 최저 3%대 금리로 신속히 자금을 지원해 정상화를 돕는다.
5대 시중은행과 산업은행에서는 6조원 규모로 중견기업 전용 저금리 대출프로그램을 마련, 시스템반도체, 경량화소재, 스마트팩토리 등 신성장 분야로 신규진출·확대 투자를 원하는 중견기업에 설비투자, 연구·개발(R&D) 자금, 운영자금 등에 대해 업체당 최대 1천500억원까지 1%p 금리를 우대해 대출을 지원한다.
중견기업의 신산업으로 사업재편, 스케일업. 인수합병(M&A)을 지원하기 위한 5조원 규모의 중견기업전용펀드도 조성되며, 중견기업의 첨단기술·전략사업 수행을 위한 투자자금 조달을 위한 사모사채(P-CBO) 발행도 신용보증기금이 직접 지원해 연간 0.5%p, 기업당 평균 연 3천만원 비용축소도 추진한다.
업종별로 3년 평균 매출액이 400억∼1천500억원 이상인 중견기업은 국내 고용의 12.9%, 수출의 18.2%를 차지하지만, 적용받는 금리가 중소기업보다 높아 정책자금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었다.
매출이 감소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에는 기업은행과 5대 시중은행에서 5조원의 금리인하 특별프로그램을 통해 대출금리 5% 초과 대출에 대해 1년간 금리를 최대 2%p 한도 내에서 5%까지 감면한다. 일시적인 유동성 부족에 직면한 중소기업에는 1년간 가산금리를 면제해 3%대 금리로 신속하게 금융지원에 나서 정상화를 추진한다.
정부는 이와 함께 시중은행들이 기업금융을 적극 취급할 수 있도록 은행이 정부 등이 보조하는 모험펀드 투자시 위험가중치를 400%에서 100%로 인하하고, 신용정보원에 집중된 기업 재무정보·기술력·매출 등 정보를 품목별·기업별로 세분화해 은행에 제공, 여신심사를 지원한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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