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AI 관련주 강세…대만 TSMC 7.89% 오르며 사상 최고가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전날 미국 주가지수 상승 및 반도체·인공지능(AI) 관련주 강세 등에 힘입어 15일 일본 주요 주가지수가 '거품(버블) 경기' 당시인 1989년 말의 역사적 고점에 근접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전장 대비 1.21% 오른 38,157.94에 장을 마쳤고 장중에는 38,188.74를 찍기도 했다.
이로써 닛케이지수는 1990년 1월 이후 약 34년 만에 38,100선을 넘어섰다.
또 1989년 12월 29일 당시 종가 기준 고점 38,915.87 및 장중 고점 38,957.44 도달도 가시권에 두게 됐다.
닛케이지수는 외국인 투자자 유입 등에 힘입어 올해 들어서만 14% 올라 미국 시장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인 만큼, 역사적 신고가에 대한 기대가 나오는 상황이다.
이날 닛케이지수는 14일(현지시간) 미국 시장 흐름을 이어받았다.
뉴욕증시는 1월 물가 지표에 대한 우려로 1% 넘게 하락한 지 하루 만에 반등에 성공해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0.40%),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0.96%), 나스닥지수(+1.30%)가 모두 올랐다. 미국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2.18% 상승하며 신고가를 찍었다.
이에 따라 일본 증시에서도 반도체 관련주인 도쿄일렉트론(+5.01%), AI 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한 소프트뱅크그룹(+3.59%) 등의 주가 상승이 두드러졌다.
또 이커머스 업체 라쿠텐그룹(+15.82%) 주가는 상승한 반면 플레이스테이션5 판매 전망치를 하향한 소니(-6.48%) 주가는 내리는 등 실적 발표에 따라서도 희비가 엇갈렸다.
엔화 약세에 따른 수출 기업 실적 기대감, 경기 침체 진입에 따른 완화적 통화정책 지속 기대 등도 증시에는 호재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편입 종목 수가 많은 일본의 다른 주요 주가지수 토픽스 대비 닛케이지수 움직임을 나타내는 NT비율은 3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으며, 이는 닛케이지수 편입 종목인 테크·수출 기업 등의 주가 상승 덕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춘제(春節·설) 연휴 이후 처음 문을 연 대만 증시에서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TSMC 주가 급등에 힘입어 주요 주가지수가 천장을 뚫었다.
대만 자취안지수는 이날 종가 기준 3.03% 급등한 18,644.57로 장을 마감해 2022년 1월 당시 전고점을 넘어섰다.
특히 자취안 지수에서 약 30% 비중을 차지하는 TSMC 주가는 이날 종가 기준 7.89%나 상승했다. AI·반도체 관련주 강세 속에 이 분야의 대표적 수혜주인 TSMC 주가는 장중 9.8% 급등해 2020년 7월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TSMC가 연휴 기간 1월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7.9% 증가했다고 밝혔고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TSMC의 목표 주가를 상향한 것도 호재로 꼽혔다.
이날 한국 코스피(-0.25%)는 아시아 주요국 지수 가운데 드물게 하락 마감했다. 호주 S&P/ASX 200지수는 0.77% 올랐고 중국 본토 증시는 춘제 연휴로 휴장했다.
한국시간 오후 3시 50분 기준 홍콩 항셍지수는 0.54%, 홍콩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들로 구성된 홍콩H지수(HSCEI)는 0.52% 오른 채 거래되고 있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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