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중립국 스위스가 다른 유럽 국가들처럼 국방예산을 늘려 안보 불안에 대응하기로 했다.
15일(현지시간) 스위스 연방정부에 따르면 비올라 암헤르트 대통령은 내년부터 2028년까지 국방비 지출 한도를 258억 스위스프랑(39조여원)까지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국방예산 계획을 전날 발표했다.
암헤르트 대통령은 "지난 30년간 국방비 절감 조치의 결과로 우리 군대가 약화했다"며 "잃어버린 국방력 기반을 보충하는 데 시간과 비용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스위스가 확대 편성하기로 한 국방예산은 이전 4년(2021∼2024년) 지출 한도액인 217억 스위스프랑(32조8천억여원)보다 19%가량 늘어난 것이다.
스위스 연방정부는 통상 지출보다 더 늘어난 재원을 레이더 시스템과 단거리 미사일 방어체계, 탱크 및 지상군용 미사일, 사이버 공격 방어체계 등을 개선·강화하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스위스는 동유럽 공산주의 체제 붕괴 이후 군사비 지출을 점차 줄여왔다.
강력한 무장이 중립국의 위상을 지켜준다는 기존의 국방정책 기조가 점차 바뀌어온 것이다. 냉전 체제가 종식된 상황에서 과도한 국방 지출은 불필요하다는 여론이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을 계기로 글로벌 안보 불안이 고조되자 스위스에서도 국방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다른 유럽 국가들이 국방비 지출을 늘리며 안보에 공을 들이는 점도 스위스의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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