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PBR 상승세 둔화에 가치주→성장주 순환매 장세
외국인 '바이코리아'는 지속…금주 엔비디아 실적 주목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2월 셋째주 주식시장은 코스피 상승세가 둔화한 반면 코스닥시장이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코스피는 전주까지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승 흐름을 유지했으나 지난주 들어 관련 모멘텀이 주춤한 모습이다.
반면 코스닥은 개인들이 성장주를 저가 매입하는 등 가치주에서 성장주로의 순환매 양상이 나타나면서 상승 탄력을 받았다.
금주는 미국 시가총액 3위에 오른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 공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을 더욱 명확하게 보여주는 이벤트가 될 전망이다.
국내 증시는 2,600선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 코스피 1.09% 오를 동안 코스닥 3.75% 상승
18일 연합인포맥스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6일 코스피는 2,648.76으로 장을 마감했다.
한 주간(13~16일) 코스피 상승률은 1.09%로, 이전까지 3주간 5.97%에 비해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코스피는 연휴 이튿날인 지난 13일 1.12% 상승하며 2,650선에 육박했으나, 이후 이틀간 1.10%, 0.25% 하락했고, 16일에는 1.31% 상승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이 기간 업종별로는 의료정밀(4.96%), 화학(4.62%), 증권(4.30%), 통신업(2.82%) 등이 큰 폭으로 올랐다.
반면 보험(3.17%), 섬유의복(0.49%), 철강금속(0.45%)은 내림세를 보였다.
유가증권시장에서 한 주간 외국인은 1조6천240억원을, 기관은 1천690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은 1조7천950억원을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집중했다.
지난달 17일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을 예고한 후 외국인은 매수, 개인은 매도에 집중하는 양상이다.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16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8조2천30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개인은 9조4천460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지수는 지난 16일 857.60으로 장을 마감해 13일 기준가보다 3.75% 상승하는 등 코스피보다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 기간 코스닥시장에서는 컴퓨터서비스(9.29%), 화학(7.91%), 소프트웨어(7.40%), 의료·정밀기기(6.53%), IT소프트웨어&서비스(5.74%) 업종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반대로 섬유·의류(1.19%), 비금속(0.12%), 방송서비스(0.08%) 등은 하락했다.
개인이 4천20억원을 순매수했으나, 기관은 2천360억원, 외국인은 1천10억원을 순매도했다.
◇ "저PBR 테마 소멸 아니지만 정책 발표 두고봐야"
지난달부터 시장을 뜨겁게 달군 저PBR(주가순자산비율)주는 설 연휴를 전후로 조금씩 상승세가 둔화하는 등 급등세에 대한 경계심리가 작동하는 모습이다.
지난 13~16일 보험 업종은 3.17% 하락했고, 금융업도 0.06%로 보합세에 그치며 저PBR 대표 업종으로서 상승세가 꺾였다. 또 다른 저PBR 업종인 유통업(1.02%), 운수장비(1.00%)도 상승률이 전체 평균(1.09%)에 못 미쳤다.
이에 따라 한동안 소외됐던 성장주가 반등하는 등 순환매 장세가 나타났다.
스타일별로 보면 순수성장주와 성장주는 지난 13~15일 각각 2.4%와 1.4% 상승했다. 반면 가치주와 순수가치주는 1.7%, 2.0% 하락했다.
이에 따라 성장주 위주인 코스닥시장이 지난 14~15일 이틀 연속으로 유가증권시장을 지수 상승률과 거래액에서 앞서기도 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프로그램 관련주는 뚜렷한 하락 원인을 찾기 힘들고, 3주간 전개된 가치주 위주 상승세가 순환매에 들어섰다고 해석할 수 있다"며 "관련주 주가 추이는 이달 말 발표될 정책 강도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송주연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책 관련 부분이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됐으나 관련 테마가 사라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이익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부각되는 시점, 시장의 추세적 상승에 의구심이 생겨날 때 관련주가 다시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과 별개로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 추세는 지난주에도 이어졌다.
지난 13~16일 1조6천240억원을 포함해 2월 들어 지난 16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순매수액은 6조720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외국인 순매수액 11조4천240억원의 절반이 넘는 규모다.
그러나 외국인 매수세는 미국 증시와 물가지표의 영향을 받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주 초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돈 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되자 조기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가 후퇴하면서 미국 증시가 하락하고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수세를 약화시켰다. 뒤이어 주말(16일 밤) 공개된 1월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마저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미국 증시는 약세로 한주를 마감했다.
미국 국채 금리와 국내 시장 금리도 미국 물가지표 영향으로 급등락했다.
◇ 시총 3위 엔비디아 실적에 시선 집중…코스피는 2,600선 등락 예상
김영환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금주 코스피 예상치로 2,540~2,660을 제시했다.
지난주 중반 이후 미국 증시에서 엔비디아의 급부상을 계기로 인공지능(AI) 시장 성장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미국 경제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도 여전해 국내 증시의 상방 압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김 연구원은 전망했다.
다만, 미국 조기 금리인하 가능성이 희박해진 가운데 시가총액 상위주들의 실적발표가 일단락되면서 모멘텀 공백이 발생할 경우 증시 하락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오는 21일(현지시간) 예정된 엔비디아 실적발표에 시장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엔비디아는 지난 14일 뉴욕증시에서 주가가 2.46% 오르면서 미 상장사 중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에 이어 시가총액 3위 기업이 됐다.
이틀 전만 해도 시총 5위였던 엔비디아는 이틀 새 아마존과 구글 모회사 알파벳을 연이어 제치면서 순위를 2계단 끌어올렸다.
월가는 이번 실적발표를 앞두고 연이어 목표주가를 30~50% 올렸다.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 들어 49%나 올랐다. 지난 1년간 상승 폭은 221%에 달했다.
금리인하 기대를 억누른 1월 FOMC 회의의 발언록이 금주 공개된다. 이를 통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구체적인 통화정책과 위원들의 입장을 파악할 수 있다.
다만 1월 FOMC 회의에서 나타난 연준의 매파적 입장에 이어 1월 CPI까지 시장금리에 반영된 상황이어서 글로벌 증시에 충격을 줄 만한 변수는 아닐 것으로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망했다.
다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은 "금주는 가파른 기울기의 상승보다는 단기적으로 2,600선에서의 등락 과정이 전개될 것"이라며 "화장품, 이차전지, 반도체 소부장, 전력기기 등으로 순환매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번 주 국내외 주요 경제지표 발표와 일정(한국 기준)은 다음과 같다.
▲ 19일 미국 대통령의 날 휴장
▲ 21일 미국 1월 컨퍼런스보드 경기선행지수
▲ 22일 미국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공개, 미국 2월 S&P 글로벌PMI, 유로존 2월 유럽위원회 소비자신뢰지수, 유로존 1월 소비자물가, 유로존 2월 S&P 글로벌PMI,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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