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주 '더블배당'에 관심…기아·현대차 주가 상승에도 배당수익률 높아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찬 바람 부는 연말에 찾아왔던 배당 시즌이 올해부터는 봄에 찾아온다.
발표를 앞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따라 주주환원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고배당주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결산 배당 제도는 상장 기업들이 통상 매년 12월 말에 배당받을 주주를 확정(배당 기준일)한 뒤 다음 해 3월 주주총회에서 배당금을 결정하고 4월에 지급하는 방식을 적용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정부가 결산 배당 시 기업이 주주총회 의결권기준일과 배당기준일을 다르게 정할 수 있도록 했다. 주주 입장에서는 배당액이 확정된 이후 투자를 결정할 수 있게 된다.
'선(先) 배당액 확정, 후(後) 배당기준일 지정'을 선택한 상장사에는 공시 우수법인 선정 시 가점 등 인센티브가 부여하기로 하면서 상당수 기업이 배당기준일을 변경하고 '벚꽃 배당'을 지급하기로 했다.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지난 16일 기준 2023년 결산 배당을 공시한 상장사를 분석한 결과 하나투어[039130]가 '벚꽃 배당' 시즌 가장 높은 배당수익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가 6만100원인 하나투어는 4년 만의 흑자 전환에 주당 5천원의 비과세 특별 결산 배당을 결정했다. 배당수익률은 8.32%이다.
배당기준일은 오는 4월 2일로, 배당금을 받으려는 투자자는 늦어도 3월 29일 이 주식을 매수해 4월 2일까지 보유해야 한다.
오는 29일이 배당기준일인 동아타이어[282690](7.99%)도 8%에 가까운 배당수익률을 자랑한다.
최근 저PBR(주가순자산비율)이면서 주주환원율이 높아 주가가 크게 오른 기아[000270](4.84%), 현대차[005380](3.33%)도 배당기준일이 아직 도래하지 않았다. 주가 급등에도 아직도 배당수익률이 높은 수준이다.
배당기준일 변경으로 단기간 보유하면서도 결산 배당과 분기 배당을 모두 받을 수 있는 '더블 배당' 기회도 생겼다.
배당기준일이 각각 23일, 28일인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086790]와 29일인 KB금융·우리금융지주의 경우 2월에 매수해 1분기 배당기준일인 3월 말까지 보유하면 배당을 두 번 받을 수 있게 된다.
다수의 금융주들이 배당 기준일을 변경하면서 '벚꽃 배당' 목록에는 동양생명[082640](7.26%), 삼성카드[029780](6.88%), 코리안리[003690][003690](6.72%), 현대해상[001450](5.99%), JB금융지주[175330](5.99%), DGB금융지주[139130](5.88%), DB손해보험[005830](5.30%), 삼성화재[000810](5.26%), BNK금융지주[138930](5.20%) 등 금융주가 여럿 포함됐다.
고배당주 투자는 주가 등락과 관계없이 확정된 수익을 얻을 수 있고, 배당기준일 전 자금이 유입돼 주가가 상승할 수 있어 매력적이다.
그러나 배당 이후 별다른 주가 상승 모멘텀이 없는 경우 배당금을 받을 권리가 사라지는 배당락일에 주가가 하락할 수 있어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김대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2월 말부터 시작되는 배당락일 앞두고 배당투자 전략이 부각될 수 있는 시기"라며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세부안 공개가 예정돼있는 만큼 가치주 투자 전략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cho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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