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전후 복구에 쓰일 비용 추정치가 더 늘었다.
미켈레 자케오 유엔 제네바 사무소 공보담당관은 16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유엔과 우크라이나 정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세계은행이 공동으로 평가한 우크라이나 재건 비용 추정액이 향후 10년간 4천860억 달러(649조2천억여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 금액은 전쟁이 발발한 2022년 2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발생한 피해를 토대로 우크라이나의 전후 재건·복구 사업에 소요될 비용을 추산한 값이다.
세계은행과 유엔 등은 지난해 3월 우크라이나 재건 비용 추정치를 향후 10년간 4천110억 달러(549조여원)로 발표한 바 있다. 이 수치는 전쟁 발발 후 작년 2월까지 1년간 피해를 토대로 집계됐다.
이번 추정치 산정에는 전쟁이 10개월 더 진행된 점이 반영되면서 재건 비용이 18.2% 증가했다.
작년 6월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의 카호우카 댐 폭파 사고로 주변 지역에 광범위한 홍수 피해가 발생한 점도 재건 비용 추산 과정에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브리핑에서는 우크라이나인들의 경제 사정 악화를 보여주는 조사 결과도 공개됐다.
비르기트 비쇼프 에베센 국제적십자사연맹(IFRC) 유럽지역 이사는 "본국의 우크라이나인과 유럽 곳곳에서 난민으로 생활 중인 우크라이나인 1만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대상자 중 절반 이상이 재정난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에베센 이사는 "인접국으로 거주지를 옮긴 우크라이나인들은 3분의 1가량이 생계유지를 위해 돈을 빌려야 한다고 응답했고, 전체 조사 대상자의 절반 정도가 '미래에 대한 불안'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에베센 이사는 "전쟁 발발 직후에 국제사회가 보여준 우크라이나인 구호를 위한 헌신과 협력이 지금도 필요하다"면서 "우리는 눈을 감고 있어선 안 되며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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