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美, 대북정책 반성해야…급선무는 '北의 안보 우려' 해결"(종합)

입력 2024-02-18 20:24  

中 "美, 대북정책 반성해야…급선무는 '北의 안보 우려' 해결"(종합)
왕이, 뮌헨안보회의서 블링컨 회담·연설…"한반도 긴장 악순환 방지해야"
"디리스킹 명목 '탈중국화' 시도는 역사적 잘못…中 개방 확대할 것"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중국 외교 사령탑인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은 한반도의 최근 긴장 고조 국면에 관해 '북한의 합리적 안보 우려 해결'이 우선 과제라는 입장을 밝혔다.
17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주임은 이날 독일 뮌헨안보회의 중국 세션 기조연설에서 "우리는 늘 조선반도(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추동을 견지해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왕 주임은 "급선무는 악순환을 방지하고, 당사국의 합리적 안보 우려를 해결하며, 형세(상황)의 안정 회복 실현을 이끄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당사국'이 어디를 가리키는지 명확히 지칭하지는 않았으나 북한이 주장하는 안보 우려가 존중돼야 한다는 의미를 내포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앞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을 만난 자리에선 "미국이 대조선(대북) 정책을 반성하고 행동을 취해 조선(북한)의 합리적인 외교 우려에 응답해야 한다"며 "쌍궤병진(雙軌竝進·비핵화와 북미평화협정 동시 추진) 사고에 따라 반도(한반도)의 장기적 안정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외교부 관계자는 전했다.
중국 외교부는 북한이 최근 한국을 '적대적 교전국'으로 규정하고 미사일 도발 등을 이어가는 등 한반도 긴장 수위가 높아지는 가운데도 남북관계 개선을 지지한다는 메시지를 내놓은 바 있다.
앞서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5일 브리핑에서 "조선의 관련 정책 선언은 조선의 주권 사항이고, 중국은 일관되게 조선과 한국의 관계 개선을 지지하고 있다"면서 "조선반도 형세가 오늘에 이른 데는 원인이 있는데, 긴장은 각 당사자의 공동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 각 당사자는 정치적 해결이라는 큰 방향을 견지하며 반도의 평화·안정을 함께 수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왕 주임은 이날 연설에서 "중국은 글로벌 성장을 촉진하는 안정 역량이 될 용의가 있다"며 자국을 겨냥한 미국 등 서방 진영의 견제와 '중국 경제 위기설'에 반대한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그는 "디커플링(공급망 등 분리) 반대는 이제 국제적 공동인식(컨센서스)이 됐고, 점점 더 많은 식견 있는 사람들이 협력하지 않는 것이 최대의 리스크라는 점을 깨닫고 있다"며 "누구든 디리스킹(위험 제거)의 이름으로 '탈중국화'를 시도하면 역사적 잘못을 범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왕 주임은 "중국 경제에 무척 주목하고 있는 참석자 여러분에게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중국 경제는 시종 활력과 강인함으로 가득하고, 장기적인 호전 추세는 더욱 분명해졌다는 점"이라며 중국이 작년 5.2%의 경제성장률로 세계 성장의 3분의 1을 공헌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중국의 개방이라는 대문은 점점 더 커지기만 할 뿐"이라며 "우리는 제도적 개방 확대와 외자 진입 네거티브리스트 축소를 계속해 유럽 등 각국 기업에 시장화·법치화·국제화한 영업 환경을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왕 주임은 아울러 중국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 우크라이나 전쟁, 미얀마 내전, 아프가니스탄 재건, 남중국해 문제 등 글로벌 이슈에 관해 피력해온 입장을 소개했다.
또 "오늘날의 국제 시스템은 일방주의와 권력정치(强權政治)의 심각한 충격에 직면해 있고, 다자주의 회복과 단결된 대응의 강화가 국제 사회의 공통된 요구가 됐다"며 유엔(UN)과 안전보장이사회 등 다자 체계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중국이 유엔의 '미래 정상회의' 개최와 유엔 산하의 국제 인공지능 거버넌스 기구 설립, 아프리카연합의 주요 20개국(G20) 가입을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xi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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