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다큐' 베를린서 공개…"지도자들에게 메시지 되길"

입력 2024-02-19 04:10  

'반기문 다큐' 베를린서 공개…"지도자들에게 메시지 되길"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을 주인공 삼은 다큐멘터리 '조용한 외교관'(The Quiet Diplomat)이 18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시내 알리안츠 포럼에서 처음 공개됐다.
'조용한 외교관'은 한국전쟁 당시 서울 외곽에서 피란민 생활을 한 반 전 총장의 유년 시절, 고교생 때 미국을 방문해 존 F. 케네디 대통령을 만난 뒤 외교관의 꿈을 키우는 과정, 유엔 사무총장으로 재임한 10년간 활동 등을 담았다.
2021년 출간한 회고록 '반기문 결단의 시간들'을 바탕으로 미국의 영화제작자 찰리 라이언스가 2년간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제작했다.
다큐에서는 반 전 총장이 카메라 앞에서 직접 자신의 생애를 소개한다.
라이언스는 "많은 사람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잘 모르는 인물에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시도"라고 말했다.
제작사 브라이트 리프 픽처스는 "반기문은 유엔보다 1년 먼저 태어났다. 그의 삶은 다극주의와 일방주의의 충돌로 점철된 시대의 타임캡슐과 같다"고 설명했다.

반 전 총장은 다큐 상영 후 연설에서 "'정치 지도자들은 서로 소통하지 않지만, 여러분은 젊기 때문에 할 수 있다'는 케네디 전 대통령의 말을 듣고 고국을 위해 무얼 할지 생각했고 외교관이 되기로 결심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남극에 다섯 번 가서 녹아내리는 빙하 위에 섰다"며 유엔 사무총장 시절 기후변화 대응에 애썼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치 지도자들에게는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이는 짧은 식견"이라며 "재임 시절 정치 지도자들에게 기후변화에 가장 큰 관심을 기울이라고 강조했다. 그들이 다큐멘터리를 보고 중요한 메시지를 얻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국제사회 갈등과 분쟁에 무기력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불행하게도 유엔은 강대국들, 특히 안전보장이사회에서 거부권이 있는 상임이사국들이 갈라져 있다"며 "안보리를 개혁해야 한다는 요구가 많아지고 있지만 그들이 입장을 바꾸지 않는 한 희망이 없다"고 말했다.
상영회는 비영리단체 시네마 평화재단이 개최하는 제1회 세계포럼의 일환으로 열렸다. 반 전 총장은 오는 19일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과 함께 재단으로부터 시네마평화상을 수상한다. 지난해는 프란치스코 교황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이 상을 받았다.

dad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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