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물가 악재에도 저PBR 테마주 전날 상승 견인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국내 증시가 19일 저PBR(주가순자산비율)주의 강세에 힘입어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1.19% 오른 2,680.26을 기록하며 2,680선에 도달했다.
이는 종가 기준 2022년 5월 31일(2,685.90) 이후 1년 9개월 만에 최고치다.
코스닥도 0.1% 상승한 858.47로 강보합세를 보였다.
이 같은 강세를 이끈 것은 지난주 말(16일)과 마찬가지로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 업종들이었다.
지주사인 LG가 7.36% 오른 10만3천600원으로 장중 52주 신고가를 기록했고, 부국증권[001270], NH투자증권[005940], 한국금융지주[071050], 삼성생명[032830], 미래에셋증권[006800], 하나금융지주[086790], 메리츠금융지주[138040], 키움증권[039490] 등 금융주도 무더기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정부가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주주환원 확대 노력을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난방공사[071320]를 비롯한 전기가스업 종목들의 주가가 급등했다.
김대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지난 16일에 이어 다시금 저PBR 테마가 부각되며 상승했다"며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감으로 전기가스, 보험, 통신, 금융, 유통, 운수장비 등 기존 저PBR 기업들이 강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밤 발표된 미국의 1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시장 예상을 웃돌아 미국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으나, 국내 금융시장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미국 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은 보합권에서 안정적으로 움직였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 증시가 하락세로 마감했음에도 하락폭은 제한적이었다"며 "주가 과열 부담이 누적된 상황에서 1월 인플레이션 지표가 차익실현 명분만 제공한 것일 뿐 투자자들이 기존에 상정한 매크로상 증시 경로의 전면적 수정은 대부분 미뤄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날 미 증시가 '대통령의 날'로 휴장하는 등 대외 변수의 영향력이 크지 않아 이날 국내 증시에 큰 움직임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세부적으로는 저PBR 종목들의 계속된 강세를 점치는 관측이 우세하다.
김대욱 연구원은 "신흥국 증시에 전반적으로 자금이 유입되는 흐름과, 다음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세부안 공개, 월말 배당 기대감 등으로 인해 저PBR 가치주로의 쏠림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보합권 출발이 예상된다"며 "외국인이 순매수세를 이어가면서 일부 시가총액 상위 및 저PBR 등 대형 가치주로의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흐름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세부안이 공개될 때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저PBR 업종을 중심으로 한 수급 변화가 지수 전반에 걸쳐 제한된 주가 흐름을 만들 전망"이라며 "외국인이 집중 매수한 저PBR 업종의 쏠림 현상은 단기적으로 경계해야 한다"고 짚었다.
오는 21일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앞두고 국내 반도체주의 움직임도 주목해볼 만하다.
이날 발표 예정인 한국 2월 소비자신뢰지수, 중국 인민은행 대출우대금리, 미국 1월 선행지수 등도 향후 증시의 풍향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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