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전쟁 돌발 변수 된 라마단…이슬람 분노에 불 지르나

입력 2024-02-20 10:46  

가자전쟁 돌발 변수 된 라마단…이슬람 분노에 불 지르나
"이스라엘, 알아크사 사원 아랍계 출입 제한 논의"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다음 달 시작되는 이슬람의 금식성월 라마단 기간 아랍계 주민의 예루살렘 성지 출입을 둘러싼 갈등이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의 새로운 뇌관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는 올해 라마단 기간에 아랍계 주민들에 대한 알아크사 사원 출입 제한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동예루살렘에 있는 알아크사 사원은 이슬람 3대 성지 중 하나다.
사안을 잘 아는 두 명의 당국자에 따르면 이스라엘 내각 장관들은 지난 18일 일부 아랍계 인사들이 라마단 기간 알아크사 사원 기도회에 참석하는 것을 금지할지를 논의했다.
이들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정부 내각이 수일 내에 안보 기관의 의견을 받아 검토한 뒤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실은 해당 내용에 대해 답변을 거부했다고 NYT는 전했다.

알아크사 사원이 있는 동예루살렘은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의 공동 성지로 1967년 3차 중동전쟁을 계기로 이스라엘이 점령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요르단강 서안 팔레스타인 주민들에 대해서는 알아크사 사원 방문을 오랫동안 제한해 왔으며,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선제공격으로 가자지구 전쟁이 벌어지자 이스라엘 내 아랍계 주민들에 대해서도 출입 제한을 강화했다.
일부 아랍계 주민들은 다음 달 10일께 시작하는 라마단 기간에는 출입 제한이 대폭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 등 이스라엘 극우 인사들은 오히려 출입 제한을 강화하자고 주장해 갈등에 불을 붙이고 있다.
앞서 이스라엘 현지 채널13 방송은 네타냐후 총리가 벤-그비르 장관의 제안을 받아들여 라마단 기간 아랍계 주민의 성지 방문을 제한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이스라엘 국내 정보기관 신베트 등 안보 당국은 해당 결정이 이스라엘과 아랍계의 갈등을 고조시켜 안보 위협을 키울 것이라며 반대했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라마단 기간 성지 방문을 둘러싼 갈등은 매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크고 작은 무력 충돌의 불씨가 되어 왔다.
특히 올해에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넉 달째 이어지고 있어 라마단 기간 성지 갈등이 전쟁을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 극우 인사인 벤-그비르 장관이 현재 동예루살렘 성지를 담당하는 경찰조직을 관할하고 있어 라마단 기간 그의 행보가 전쟁으로 이미 고조된 아랍계의 반(反) 이스라엘 정서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이스라엘의 아랍계 의원인 와리드 알와슬라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라마단 기간 아랍계 주민의 성지 출입 제한은 "폭력의 불길에 불필요한 기름을 쏟기 쉽다"고 적었다.
댄 하렐 전 이스라엘군 참모부장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해당 조치가 "불필요하고 어리석고 무의미한" 일이라며 "이슬람 세계 전체에 불을 붙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wisefo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