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미국 공동순찰 놓고도 양국 갈등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 중국 어민들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해역에서 독성물질을 사용했다는 필리핀의 주장에 대해 중국이 반박하며 양국 간 공방이 벌어졌다.
20일(이하 현지시간) 뉴스위크와 신화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필리핀 수산청(BFAR) 나라리오 브리게라 대변인은 지난 17일 중국 어민들이 스카버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黃岩島) 인근에서 조업하면서 시안화물(청산가리)을 쓰고 있다고 비난했다.
스카버러 생태계를 오염시키고 필리핀 어민의 조업을 방해하려고 의도적으로 독극물을 살포했다는 것이다.
브리게라 대변인은 시안화물의 영향으로 1천780만달러(약 238억원) 이상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면서도 아직 공식 조사에는 착수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제이 타리엘라 필리핀 해경 대변인은 지난 주말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시안화물을 이용한 조업이 중국 또는 베트남 어민들의 소행일 수 있다는 구체적인 연구나 증거를 갖고 있지 않다"며 한발 물러섰다.
스카버러 해역에서는 필리핀뿐 아니라 중국과 베트남 어민들도 오랫동안 물고기를 잡아 왔다.
필리핀 정부 통계에 따르면 모두 38만5천명이 이 일대 조업을 통해 생계를 유지한다.
하지만 영유권을 주장하는 중국이 필리핀 어민들을 발견 족족 내쫓자 필리핀은 최근 해안경비대 순찰을 강화했다.
필리핀 공군은 전날 미국 태평양 공군과 남중국해를 마주하는 필리핀 본섬 서부 해안에서 합동 순찰에도 나섰다.
또한 중국은 세계 최대 상업용 어업 선단을 운영하면서 다른 나라의 어족 자원을 약탈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어업 생태계를 파괴하는 세계 저인망 어선의 절반 이상을 중국이 차지한다.
필리핀의 시안화물 사용 주장에 중국은 "터무니없는 날조"라며 반박했다.
중국 외교부 마오닝 대변인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생태계 보호와 어족 자원 보호를 매우 중시하고 있고, 위법 조업 행위를 단호하게 단속하고 있다"면서 이런 입장을 나타냈다.
중국 남부전구는 이날 "필리핀이 (미국 등) 역외국가들과 합동 순찰 활동을 벌여 분란을 일으켰다"고 비난했다.
anfou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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