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최근 양안(중국과 대만)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대만이 중국의 침공에 대비해 민간 지역사회에 긴급비상 대응팀을 꾸리기로 했다고 대만 매체들이 20일 보도했다.
연합합보와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대만 천젠런 행정원장(국무총리 격)은 전날 이같은 내용이 담긴 시정보고서를 입법원(국회)에 제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만 당국은 올해부터 2029년까지 5년간 '방위 동원 메커니즘의 견고화와 전민 국방의 강인성 강화'를 위해 '민간의 지역사회 자율 긴급비상 대응팀'(T-CERT) 설치를 위한 중기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전국의 각 지역사회, 기업, 의료기관, 지역 민간조직, 촌락의 민방위 조직, 학교 등이 참여하는 대응팀은 총 320개팀, 8천명 규모로 편성될 예정이다.
대만 국방부는 T-CERT 프로젝트가 민방위의 역량 강화를 위해 내정부가 추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전시 상황에서 예비군 동원 훈련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인 '국방부 전민방위동원서'도 전날 해당 프로젝트를 내정부가 관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프로젝트의 집행을 맡은 내정부 소방서는 행정원이 지난해 T-CERT 설치를 위한 중기계획 수립을 승인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훈련 대상은 주로 국가적으로 중요한 주요 시설 및 민간 기업으로 주로 화재 구조, 긴급 구조 등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내정부 측은 설명했다.
학교에 대응팀을 설치하는 시기는 기업 등의 추진 상황과 성과를 바탕으로 추후 논의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학교에 대응팀을 설치하는 문제를 두고 일부 학부모들은 학생들을 전쟁에 동원하려는 것 아니냐며 불만도 제기하고 있다고 대만 매체들은 전했다.
이 문제는 정치권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
집권 민진당의 선보양 입법위원은 교내에 대한 T-CERT의 설치는 적절한 교관의 존재 여부 등을 우선 파악한 뒤에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지만, 제1야당인 국민당의 라이스바오 입법위원(국회의원) 등은 민진당이 남녀노소를 총동원한 시가전의 준비를 통해 양안의 긴장 분위기를 조성하려 한다고 우려했다.
반면 제2야당인 민중당의 린이쥔 입법위원은 민간의 재해 방지 시스템의 효과적인 발휘를 위해서는 평소 반복적인 훈련이 중요하다고 지적하며 사실상 민진당의 손을 들어줬다고 대만 매체들은 전했다.
jinbi100@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