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일부 품목 한시구매안 제시…농민 "23개 품목 최저가 보장하라"
(뉴델리=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농산물 최저가 보장 입법 등을 요구하며 시위에 들어간 인도 농민들이 일부 농산물을 한시적으로 구매하겠다는 정부안을 거부하고 시위를 지속하기로 했다.
20일(현지시간) 힌두스탄타임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정부 대표는 지난 18일 농민 대표와 연 협상에서 콩과 옥수수, 면화에 대해서만 5년간 정부가 구매하는 안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농민 측은 다음날인 19일 정부 안은 23개 농작물 최저가 보장 입법을 요구하는 농민 입장과 동떨어진 것이라며 시위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조합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농민 측은 지난 13일 수도 델리 주변 하리아나주, 펀자브주 등의 지역에서 시위에 돌입한 후 델리 진입을 시도했다. 이후 도로를 차단하고 최루탄을 동원한 경찰 대응에 진입이 막힌 상태다.
농민 측은 2020년 11월 당시 의회를 통과한 농업개혁 법안 3개가 시행되면 민간기업이 농업 부문을 장악할 것이라며 시위에 들어가 1년 여만에 법안 철회를 관철하고 농산물 최저가 보장 입법 등에 대한 정부 약속을 받았다.
하지만 약속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자 이번에 또 시위에 나선 것이다.
당시 정부 측은 농장 노동자 연금 도입, 농가 부채 탕감 등도 약속했다.
농민들과 지금까지 4차에 걸쳐 협상해온 정부 측은 예산 부담 때문에 농민 요구를 다 들어줄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농민들은 오는 21일 델리 시내로 진입하는 것에 대해 정부가 허용했다면서 평화적으로 시위를 진행할 것이라고 이날 말했다.
하지만 시위 과정에서 농민과 경찰 간 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이끄는 정부와 여당 인도국민당(BJP)은 4∼5월 총선을 앞두고 시작된 이번 농민 시위가 2020년 시위의 재판이 되면 표심에 악영향을 받을 수 있어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yct94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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