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상륙작전 의도 제때 北에 알려…세균전 증거 수집해 국제사회 폭로"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중국 방첩기관이 한국전쟁 당시 정보전 성과를 소개하면서 미군에 의한 '세균전'을 자국 지하 조직이 찾아내 폭로했다고 주장했다.
중국 국가안전부는 21일 중국 모바일 메신저 위챗(微信) 공식 계정에 중국공산당 은폐전선(隱蔽戰線)의 정보전 성과를 소개한 '북위 38도선에서의 숨겨진 대결'을 게시했다.
'은폐전선'은 지하공작 등 방식으로 정보를 수집하는 중국공산당의 조직으로 중국 당국은 은폐전선이 건국 전 항일전쟁 시기부터 활약했다고 인정하고 있다.
국가안전부는 "1950년 6월 25일 남북조선(남북한) 사이에 전쟁이 발발했고, (중국공산당) 중앙은 반도(한반도) 형세에 긴밀히 주목했다"며 "은폐전선은 미국이 조선에 출병을 꾀하고 있다는 점을 제때 알아차린 뒤 당 중앙에 보고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미국은 과연 출병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안전부는 "전쟁의 불길이 국경에 옮겨붙자 은폐전선은 반도의 형세를 면밀히 추적하면서 미군 병력과 전황, 국제적 반향 등에 주목했다"며 "1950년 미군이 인천에 상륙하기 전에 은폐전선은 미군의 상륙 의도를 정확히 예측하고 당 중앙의 지시에 따라 정보를 사전에 우방(북한)에 알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적이 압록강으로 밀고 들어와 우리나라(중국)가 출병할 수밖에 없게 되자 은폐전선은 사전에 지원군(중공군)에 적군의 편제와 장비 배치 등 상황을 제공했고, 적군 지휘관의 전투 습관을 파악했다"면서 "은폐전선의 지원 속에 지원군은 연전연승했으며 적군을 38선으로 물리쳤다"고 자평했다.
국가안전부는 한국전쟁 당시 미군이 한반도와 중국 동북 지역에서 세균전을 수행했다는 자국 당국의 주장도 반복했다.
이들은 "1951년 적은 조선 전장과 우리 동북 경내(국경 안)에서 세균전을 진행했다"며 "은폐전선은 적의 세균전 실시 음모를 제때 파악해 신화통신을 통해 알려지게 했고, 국제 사회에 적의 잔혹한 행위를 폭로했다"고 말했다.
또 "적의 공갈에 더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은폐전선은 위험을 무릅쓰고 세균전 실제 증거를 성공적으로 손에 넣었고, 특히 적이 악명 높은 일본 731부대를 인수·관할해 그 기술로 세균전 무기를 개발했다는 내부 사정도 파악했다"며 "적은 (세균전이라는) 전략 무기의 사용에서 수그러들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한국전쟁이 진행 중이던 1952년 1월 미군이 북한 북부와 중국 동북부 일부 지역에서 비밀리에 세균전을 벌였다는 주장을 한국전쟁 기념관 등에 걸어두고 교육 자료 등으로 활용해왔다.
하지만 미국은 이러한 주장을 공식 부인하고 있다. 옛 소련공산당과 정부도 기밀 해제된 소련공산당 중앙위원회의 1953년 비밀문건들에서 '미군 세균전' 주장은 "잘못된 정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또 한국전쟁 당시 중국인민해방군 총참모장을 지낸 황커청(黃克誠)은 1986년 사망 전 "미 제국주의자들은 조선에서 세균전을 벌이지 않았다. 이제 양국(미·중) 관계가 나쁘지 않으니, 그 문제에 관해 계속 얘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xi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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