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위헌 논란이 제기돼온 스리랑카의 대(對)테러 법안이 대법원 제동으로 일부 위헌적 조항이 제거된 뒤 의회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21일(현지시간) 스페인 EFE통신 등에 따르면 대법원은 전날 의회에 계류 중인 대테러 법안의 8개 조항이 위헌적으로 판단된다며 이들 조항을 없애면 법안을 가결할 수 있다는 판결을 했다.
대법원은 기존 법안을 그대로 가결하려면 법안에 대한 국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해당 법안은 1979년부터 시행 중인 테러예방법(PTA) 법이 지나치게 가혹하다는 국내외 지적에 따라 이를 대체하고자 2023년 3월 발의됐다. 하지만 이후 PTA보다 더 가혹하고 억압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PTA는 당국이 스리랑카 북부와 동부를 분리해 타밀족 국가를 세우려는 반정부 무장단체 활동을 진압하는 데 주로 적용돼왔다.
이에 국내 노동계와 언론계 등은 대법원에 해당 법안의 위헌성 판단을 요청하는 탄원을 잇따라 제기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이들 탄원 제기에 따른 것이다.
유엔은 최근 성명을 내고 법안이 수정되지 않은 채 시행되면 당국이 지나친 권력을 갖게 돼 개인을 영장 없이도 구속하는 등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탄원인들을 대표하는 변호인단 소속 스와스티카 아룰린감은 해당 법안에는 군부가 비상사태가 선포되지 않은 상황임에도 개인을 구속할 수 있다는 조항을 포함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와스티카 변호사는 "법안의 테러 개념이 너무 폭넓어 어떠한 행위도 테러 행위가 될 수 있어 매우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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