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서방 선동"…中 "G20은 경제 협력 플랫폼"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러시아와 중국이 21∼22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문제를 다루는 것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21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브라질 G20은 홈페이지를 통해 "중동 상황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충돌로 인한 인도주의적 위기와 지정학적·경제적 결과에 관한 세계적 우려를 계속 불러일으킨다"며 이 문제들을 논의 주제로 명시했다.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는 외무부 홈페이지 성명을 통해 반발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러시아 대표단은 (G20의) 임무에 따라 사회·경제적인 도전들에 집중하도록 설계된 G20의 정치화를 용납할 수 없다는 점에 파트너 국가들의 특별한 주의를 유도할 것"이라며 "서방의 선동으로 우크라이나 문제를 포함한 핵심적이지 않은 이슈들을 G20 의제에 포함하는 것은 파괴적"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역시 우크라이나 전쟁 문제를 G20에서 다루기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내놨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러시아의 입장과 관련한 질문에 "G20은 국제 경제 협력의 주요 포럼이지 지정학과 안보 문제를 해결하는 플랫폼이 아니다"라며 "이는 G20의 공동인식(컨센서스)"이라고 답했다.
마오 대변인은 "우리는 이번 외교장관회의가 각 당사자의 단결·협력 강화를 이끄는 데 도움을 줘 세계 경제 성장과 글로벌 발전에 긍정적인 공헌을 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작년 9월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는 공동선언문에서 러시아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채 "모든 국가는 영토 획득을 위해 위협이나 무력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고 언급하는 데 그쳤다.
당시 성명은 "상황에 대해 다양한 견해와 평가가 있었다"는 단서를 달아 G20 회원국 간에 상당한 입장차가 있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양심의 목소리"라며 이런 공동선언문을 환영했고, 우크라이나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공과 관련해 G20은 자랑스러워할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비판했다. 이 공동선언에 참여한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이 빠진 의미를 짐짓 축소하면서 러시아의 '외교적 고립'이 더 가시화했다는 주장을 폈다.
로이터는 라브로프 장관이 이번 브라질 G20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하지만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의 회동은 예정돼있지 않다고 전했다.
중국 외교부는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이 이번 G20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대신 마자오쉬 부부장(차관)이 중국 대표로 브라질에 간다고 밝혔다. 왕 주임은 이날까지 독일·스페인·프랑스 순방 일정을 소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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