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미중 AI 격차 확대 또다른 비밀병기도 개발" 주장도
中 당국 "국유기업들, 차세대 AI 개발 앞장서야"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 인공지능(AI) 개발 경쟁과 관련해 미국의 집중 견제를 받는 중국이 텍스트를 영상으로 만들어주는 AI 시스템 '소라'(Sora)의 등장에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소라를 공개한 지 닷새가 지났지만, 중국 매체와 소셜미디어에는 여전히 소라가 바꿀 미래에 대한 담론이 넘쳐나고 있다.
21일 중국 재경망에 따르면 중국 인터넷 보안 기업 치후360 창립자 저우훙이는 오픈AI의 발표 직후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올린 장문의 글을 통해 "소라가 광고와 영화 예고편 업계를 완전히 흔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우 창립자는 다만, 소라가 틱톡을 그렇게 빨리 몰아내지는 않을 것이라며, 당분간 틱톡의 제작 도구에 머물 것으로 봤다.
또 소라의 등장으로 인간 지능에 가까운 인공범용지능(AGI) 구현에 필요한 기간이 10년에서 1∼2년으로 단축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저우 창립자는 중국의 거대언어모델(LLM) 발전 수준이 오픈AI가 지난해 3월 내놓은 GPT-4.0과 1년 반 정도 격차가 있다고 평가했다.
한 재계 고위 인사는 소라를 '뉴턴 모멘트'라고 불렀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전했다.
소라의 등장을 뉴턴의 운동법칙에 견준 것이다.
다른 인사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지원을 받는 오픈AI가 미국과 중국의 AI 격차를 확대하는 또 다른 '비밀 병기'를 개발하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소라가 등장하자 LLM에서 뒤처졌던 중국 업체들이 영상 분야에서 다시 한번 쫓기는 신세가 됐다는 지적도 중국 내부에서 나왔다.
중국 업체들은 이미 미국이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대중국 수출을 규제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 소셜미디어(SNS)에서는 한 블로거가 소라를 이용해 만들었다는 단편 애니메이션 '서유기'가 화제가 됐다.
미술 작업 경력이 15년이라는 쓰촨성의 블로거 'AI 정신병원'은 "수작업으로 완성하는 데 최소 반년이 걸리는데, 소라의 도움으로 일주일 만에 뚝딱 완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블로거는 "속도가 그야말로 (서유기의 주인공) 손오공보다 빠르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AI 분야 특허 건수에서는 세계 1위를 달리는 중국은 정부와 기업, 대학이 힘을 합쳐 미국의 견제에 대응하고 있다.
중국 중앙국유기업들의 자산 관리를 담당하는 국무원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는 국유기업들에 차세대 AI 개발에 앞장설 것을 촉구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장위줘 위원회 당 서기는 지난 19일 한 행사에서 "국유기업들이 AI 개발 촉진에 더 큰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앞서 오픈AI는 지난 16일 오전 소라를 공개하면서 "여러 캐릭터와 특정 유형의 동작, 복잡한 장면 등 최대 1분 길이의 영상을 빠르게 제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검은 가죽 재킷, 빨간 롱 드레스, 검은 부츠를 입은 스타일리시한 여성이 도쿄 거리를 걷고 있다'는 명령어를 입력하자 상업용 못지않은 영상으로 구현됐다.
anfou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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