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거래일 하락 후 시간외 거래서 8% 이상 급등…인텔 등 경쟁사도↑
경제 불확실성·거대 기업 자체 칩 추진·신흥 경쟁자 등 과제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최근 수일간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최근 실적을 주시하던 투자자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에 증시의 랠리 기대감이 지속되면서 엔비디아의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엔비디아, 시장 불안 잠재우고 'AI 슈퍼스타' 입증
블룸버그통신은 2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의 이날 관심이 장 마감 후 발표될 엔비디아의 실적에 쏠려 있었다며, 지난해 랠리를 뒷받침한 인공지능(AI) 열풍을 다시 불러일으키는 강력한 전망을 내놓았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대형 기술주 상승을 주도한 엔비디아는 올해에도 약 35% 상승하면서 랠리를 이끌었으나, 이날 정규장에서 3% 가까이 떨어지는 등 최근 4거래일 연속 하락해 투자자들을 긴장시켰다.
그러나 이날 장 마감 후 공개된 지난달 28일로 끝난 지난 회계연도 4분기 실적은 이런 우려를 말끔히 해소했다.
엔비디아는 지난 분기에 서버용 AI 칩 판매 호조에 힘입어 221억 달러(29조5천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1년 전 같은 기간의 60억5천만 달러(8조원)에 비해 265% 급증했다.
총이익은 122억9천만 달러(16조4천억원)로 769% 급증했으며, 주당 순이익도 기대치를 넘어 5.15 달러를 기록했다.
엔비디아는 이번 분기에는 240억 달러(32조원)의 매출을 기대한다고 밝혔는데, 이는 애널리스트들 예측치 219억 달러(29조2천억원)를 8% 웃돈다.
이런 발표에 엔비디아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오후 7시 20분 현재(미국 동부시간) 8.6% 상승하고 있다.
경쟁사들인 AMD와 인텔도 정규장 하락에서 돌아서 덩달아 오름세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 이날 성명에서 "전 세계적으로 기업과 산업, 국가 전반에 걸쳐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가속 컴퓨팅과 생성형 AI가 임계점(tipping point·티핑 포인트)에 도달했다"라고 밝혔다.
◇ 엔비디아발 '훈풍'에 증시 랠리 기대 만발
월가도 이번 결과에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보케(Bokeh) 캐피털 파트너스의 최고투자책임자(CIO) 킴 포러스트는 지난 11개월 동안 시장을 견인해온 엔비디아에 충분히 좋은 결과라며 "AI가 가까운 미래에도 계속 강력해질 것이라는 담론을 확인해주고 있다"라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50 파크 인베스트먼트의 창업자인 애덤 사르한도 "또 다른 폭발적인 분기"라며 AI에 대한 열광이 실제 수익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게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엔비디아의 폭발적인 성장세가 이어지기 위해서는 과제들도 있다.
시장조사기관 인사이더 인텔리전스의 애널리스트 제이컵 본은 AP통신에 "엔비디아의 또 다른 블록버스터 분기는 이런 괄목할 만한 성과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의문을 제기한다"라고 말했다.
본은 엔비디아가 광범위한 경제적 불확실성, 거대 기술기업들의 자체 AI 칩 제조 추진, 신흥 경쟁자 등 여러 과제에 직면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가까운 미래에는 시장에서 보이는 강점이 "지속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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