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민단체, 연방거래위원회에 도요타 고발
(서울=연합뉴스) 주종국 기자 =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하이브리드 차량이 충분히 환경친화적인지에 대한 논쟁은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자동차 소비국에서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21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 판매는 83% 증가했다.
이에 비해 배터리 전용 순수전기차는 2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올해 들어서도 이런 추세는 이어졌다. 1월 중국의 전기차 판매는 전월 대비 39% 감소한 반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출하량은 16%만 줄었다. 전통적으로 1월은 자동차 판매가 부진하다. 전체 차량 판매는 14% 줄었다.
중국 자동차기술연구센터에 따르면 순수전기차는 아직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보다 2배 이상 더 팔린다. 그러나 하이브리드 차량의 성장 속도를 보면 중국에서 완전히 청정한 이동 수단만 다니게 하려는 당국의 목표가 달성 가능한지 의문이 들게 한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의 인기 상승은 순수전기차만 생산하는 테슬라나 엑스펑, 니오와 같은 회사들에도 안 좋은 소식이다.
순수전기차 고객은 주로 베이징, 상하이, 선전과 같은 고소득층이 많이 거주하는 대도시에 집중돼 있다. 이에 비해 소도시나 교외 지역 주민들은 가격이 싸고 연비가 좋은 차량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전기차업체 비야디(BYD)는 지난해 300만 대의 차량을 판매했는데 그중 거의 절반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이었다.
BYD는 작년에 중국 내 차량 판매 1위에 올랐으며 작년 4분기에는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최대 전기 자동차 제조업체가 됐다.
전 크라이슬러 임원으로 현재 중국 컨설팅업체 오토모빌러티 대표인 빌 루소는 "BYD는 테슬라가 가지고 있지 않은 무기를 가지고 있다. 바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환경운동가들은 하이브리드 차량의 친환경성에 대해 의문을 계속 제기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자동차 배출가스 규제 강화 시한이 다가오면서 논란은 거세지고 있다.
도요타를 중심으로 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하이브리드 차량의 인기는 좋은 일이며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중요한 해결책"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환경운동가나 규제 당국은 세계가 야심 찬 탄소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를 희망한다면 하이브리드 차량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말한다.
미국의 소비자 단체 퍼블릭 시티즌의 애런 레건버그 수석 정책 고문은 "휘발유 자동차를 도로에 더 많이 다니게 하면서 그것이 환경에 좋다고 말하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꼬집었다.
지난해 12월 퍼블릭 시티즌은 도요타가 하이브리드 차량을 '하이브리드 EV'로 브랜드화한 것이나 '전기화된 이동성', '제로를 넘어' 등의 문구를 사용해 마케팅하는 것은 소비자를 오도하는 것이라며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에 고발했다.
이에 대해 도요타 북미법인은 자사 마케팅은 자동차 업계에서 표준적 용어를 사용한 것이라고 대응했다.
퍼블릭 시티즌은 오리건, 뉴욕, 로드아일랜드, 일리노이주의 지방 검찰에도 이 사안을 조사해줄 것을 촉구했다.
스태픈 치콘 도요타 북미법인장은 "우리는 전기차로 전환할 수 있지만 전환 속도는 더 현실적이어야 한다"면서 "환경 운동가들의 계속되는 공격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물러서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sat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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