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출범 직후부터 탈원전 정책 폐기를 선언한 윤석열 정부가 원전 생태계 완전 복원 전략을 내놨다. 윤 대통령은 22일 경남도청에서 열린 민생토론회에서 "올해를 원전 재도약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실행 계획으로 3조3천억원 규모 일감 창출, 1조원 특별금융 지원, 원전 시설투자 및 연구개발(R&D) 세제 혜택, 5년간 원자력 R&D 4조원 투입 등이 제시됐다. 원전산업 활성화를 위해 중소·중견 원전업체들에 일감·금융 지원을 해주고 차세대 설비나 유망 기술 투자, R&D 등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업계가 기대했던 추가 원전 건설 계획은 포함되지 않았으나 원전 최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재천명했다.
우리나라는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현 정부 들어서만 3조원짜리 이집트 엘다바 프로젝트, 단일 설비 최대인 2천600억원 규모 루마니아 삼중수소제거설비 건설 등의 계약을 따냈다. 이번 전략이 K원전의 입지를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여전히 탈원전·친원전 논쟁이 치열하지만, 에너지 확보는 국가안보와 직결돼 있고 원유의 국제 가격이 우리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상황에서 원자력에 상당 부분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현실은 인정해야 한다. 전력 수요도 반도체와 이차전지 등 첨단산업 신규 투자나 전기차 확산 등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세계 각국도 에너지원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최근 원전 추가 건설 계획을 밝히면서 "AI(인공지능) 혁명 시대에 안정적 전력 확보가 더 중요해졌다"고 밝혔다. 영국과 미국도 원전을 더 짓거나 원자력 예산을 늘리고 있다. 우리가 경쟁력을 어느 정도 확보한 소형모듈원자로(SMR)도 중국, 프랑스, 러시아 등이 속속 기술 개발과 상업화에 뛰어들고 있다.
정부는 조만간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24∼2038년) 초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신규 원전 건설 규모, 원전·석탄·액화천연가스(LNG)·신재생 등 발전원별 구성비(에너지믹스) 등에 대한 장기 목표가 담긴다. 정부는 분야별 전문가들과의 활발한 토론을 통해 합리적인 방안을 도출하길 바란다. 다만, 원전에 대해서는 국민적 관심사가 큰 만큼 재앙이 될 수도 있는 안전사고 방지, 사용후핵연료 등 폐기물 처리, 주민 반발 등 사회적 갈등 해소 방안 등이 촘촘하게 담겨야 할 것이다. 아울러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과 같은 글로벌 규범이나 추세에 맞추려면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도 소홀히 해선 안 된다. 에너지원별로 조화와 균형이 필요하다. 초안에 대한 충분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 정책을 시행해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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