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렘린궁 대변인 "미국 격 떨어뜨려"…"노인의 광기" 비난도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자신에게 노골적인 욕설을 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대해 "무례하다"면서도 "내가 옳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맞받아쳤다.
푸틴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 방송 '로시야'의 파벨 자루빈 기자와 인터뷰하면서 전날 바이든 대통령이 모금 행사에서 "푸틴 저 인간 같은 미친 XXX(son of bitch)"라고 언급한 것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어떤 대통령과도 일할 준비가 돼 있지만, 우리에게는 바이든이 러시아에 더 나은 대통령이라고 믿는다고 말한 바 있다"며 "그가 방금 말한 것을 보면 내가 완전히 옳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푸틴 대통령은 자루빈 기자와 인터뷰하면서 미국 차기 대통령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바이든 대통령이 러시아에 더 바람직하다는 '의외의 답변'을 해서 관심을 끈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은 슬쩍 미소를 지으며 바이든 대통령의 욕설은 자신의 발언에 대한 적절한 반응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러시아와 미국 등 서방의 갈등이 격화하는 상황을 짚으면서 "그는 내 말에 '볼로댜(푸틴의 애칭), 잘했어. 도와줘서 고마워'라고 말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이어 "어느 쪽이 우리에게 더 좋으냐는 질문에 나는 여전히 그때의 대답을 반복할 수 있다"며 "바이든이다"라고 재차 말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미국 대통령이 다른 국가 수장에 대해 그런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푸틴 대통령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미국의 가치만 떨어뜨린다"고 비판했다.
또 "할리우드 카우보이처럼 행동하려는 것일 수 있지만 솔직히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고 꼬집었다.
이어 "푸틴이 당신을 상스러운 단어로 부른 적이 있는가? 그런 적은 전혀 없었다"며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욕설 논란을 빌미로 바이든의 고령 문제와 차남 헌터 바이든의 탈세 혐의 등 문제를 끄집어내 비판하는 반응도 나왔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바이든이 '미친 XXX'이라고 다시 크게 말하기로 결심했을 때, 미국인들의 마음속에서 그 말은 주로 헌터 바이든과 관련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비꼬았다.
미하일 셰레메트 러시아 하원(국가두마) 의원은 "바이든의 이러한 야만적인 발언은 노인성 광기로만 설명될 수 있다"며 "미국인이 대선에서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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