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서 다시 모이는 협상단…가자 휴전·인질석방 돌파구 찾나

입력 2024-02-23 11:25   수정 2024-02-25 12:51

파리서 다시 모이는 협상단…가자 휴전·인질석방 돌파구 찾나
"하마스 '지도부 살해 안 하면 완전철군 요구 등 철회' 제안"
이 각료 "타결 향한 진전 가능성"…영구휴전 논의로 이어질지 등 쟁점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미국을 비롯한 중재국들이 이슬람 금식성월 라마단 이전에 가자지구 전쟁의 일시휴전과 인질석방 합의를 끌어내려 치열한 물밑 교섭을 이어가는 가운데, 협상의 진전 신호가 일부 감지된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완전 철수와 영구 휴전을 요구하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던 하마스가 '새로운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견이 좁혀질 가능성에 기대가 커지고 있다.

◇ 파리서 다시 모이는 중재국…이스라엘 협상단도 참석
22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지 당국자들을 인용해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23일 프랑스 파리에서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 아바스 카멜 이집트 국가정보국(GNI) 국장 등이 만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자국 협상 대표단의 파리 파견을 승인했다고 미국 매체 악시오스가 전했다.
미국과 이집트, 카타르 등 중재국과 이스라엘이 파리에서 대면하는 것은 지난 달 28~29일 이후 약 3주 만이다.
당시 이들 4개국은 단계적 휴전과 이스라엘 인질·팔레스타인 죄수 교환을 골자로 하는 중재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중재안에 대해 하마스가 새 조건을 붙이고, 이스라엘이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논의는 공회전했다.
이후 각국 대표단은 지난 13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다시 만났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스라엘 대표단은 첫날 회의 직후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로 철수했다.

◇ "하마스, 지도부 안 죽이면 철군·영구휴전 요구 등 철회 제안"
그 뒤 협상은 난항을 거듭하디 이주 중반부터 진전의 신호가 감지됐다.
전쟁을 계속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던 이스라엘 측이 협상과 관련한 '긍정적 메시지'를 내놓은 것이다.
이스라엘 전시내각에 참여한 베니 간츠 국민통합당 대표는 21일 성명을 통해 "협상 타결을 향한 진전 가능성을 보이는 초기 징후가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이스라엘의 반응은 이주 초 카이로에서 진행된 하마스와 이집트의 협상 결과와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인다.
EFE통신은 이번 주 카이로에서 진행된 하마스 대표단과 이집트 정보당국의 협상에서 하마스 측이 타협안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팔레스타인 소식통을 인용해 하마스 정치국장 이스마엘 하니예가 이끄는 대표단이 "하마스 지도자들을 죽이지 않는다는 보장을 받는 대가로 영구 휴전과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완전 철수 요구를 포기했다"고 전했다.
WSJ도 "하마스가 중재자에게 새로운 제안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달라진 입장을 미국으로부터 전달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악스오스와 WSJ 등에 따르면 브렛 맥거크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중동·북아프리카 조정관은 21일 카이로서 카멜 국장을 만난 뒤 22일 이스라엘에서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 등 당국자들을 만났다.
한 소식통은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돌파구를 열 수 있는 방식으로 요구 사항을 바꾸고 있다고 전달받았다"고 설명했다.
갈란트 국방장관은 맥거크 조정관과 만난 뒤 뒤 "협상단에 부여된 권한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 '영구휴전과 연계' 등 쟁점…마음 급한 바이든, 이 '압박' 가능성
앞으로 협상에서 주요 쟁점은 일시휴전이 영구적인 휴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마스는 6주간의 일시 휴전이 시작되면 즉시 영구 휴전을 위한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전해졌다.
이집트 당국자들은 하마스가 휴전 기간 중 인질 석방 문제를 종전 협상과 연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고 WSJ는 전했다.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전쟁 종식은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전에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협상에 참여했던 거손 배스킨은 '일시 휴전'을 하더라도 외교적 노력을 위한 시간을 벌 수 있다며, 그 기간에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의 라파 침공을 막기 위한 계획을 생각해낼 수 있다고 말했다.
WSJ는 "이스라엘에 대한 지속적인 군사 지원과 가자지구 민간인 사망 증가에 대한 민주당 내 비판이 커지는 상황에서 휴전 협상은 재선에 도전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중요한 사안"이라고 전했다.
앞서 알제리의 제안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표결에 부쳐진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즉시 휴전'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미국은 하마스의 인질 석방에 근거한 임시휴전 촉구 결의안을 대안으로 제출한 상태다.
미국은 자국 제출안의 표결을 서둘러 추진하지는 않는다는 방침이지만, 협상 타결을 위한 이스라엘 압박 수단으로 활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hrse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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