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이용훈 울산과학기술원(UNIST) 총장은 23일 "대학의 연구몰입환경 조성에 투자해야 혁신 연구를 할 수 있다"며 대학 투입 연구개발(R&D) 예산 규모를 11조원 이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이날 서울 광화문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추격자형 연구 중심대학에서 벗어나 세계 최고가 될 연구 중심대학을 육성하기 위한 투자가 절실한 시점"이라며 이같이 촉구했다.
그는 지금의 과학기술 지원 시스템이 1970년대 만들어진 추격자형 시스템으로 응용 기술, 연구자 개인 지원에 집중하는 데 머물러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대학이 연구자들을 지원하는 데 필요한 연구지원 전문인력, 연구 장비 운용 등 연구몰입환경 조성에는 상대적으로 부족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예를 들어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는 교수 1명당 지원 인력이 11명 있지만,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경우 3명에 그친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런 격차가 발생하는 이유로 이 총장은 미국과 독일에 비해 한국의 경우 대학이 재량껏 투자할 재원이 부족한 점을 꼽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2020년 기준 9조원 수준인 대학의 R&D 규모 확대와 연구 간접비 비율 상향, 일반대학진흥기금 도입이 필요하다고 그는 주장했다.
특히 대학이 연구 과제를 위해 받은 예산 중 간접비 비율이 현재 18~23%에 그치는 점을 지적하며 미국 수준인 35% 정도로 늘려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간접비가 현 상황에서 대학이 유일하게 연구몰입환경 조성에 투자할 수 있는 재원이란 이유에서다.
간접비 비중이 커지면 연구에 직접 투입되는 예산이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이 총장은 "연구직접비에 간접비를 추가로 지급하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이외에도 대학이 용처를 자유롭게 정할 수 있는 기금 형태 지원도 필요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shj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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