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임시주총 거쳐 7월 인적분할…조현상 부회장이 신설 지주회사 맡아
형제간 계열 분리 수순…"미래 성장·책임경영 통해 주주가치 제고"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효성그룹이 첨단소재를 중심으로 한 신설 지주회사 설립을 추진하는 등 2개 지주회사 체제로 재편한다.
신설 지주회사는 조현상 부회장이 이끈다.
이에 따라 그동안 '형제 경영'으로 그룹을 이끌어 온 조현준 효성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이 지주회사 재편을 계기로 독립 경영에 나서며 사실상 계열 분리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효성은 23일 이사회를 열고 효성첨단소재를 중심으로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HIS), 효성토요타 등 6개사에 대한 출자 부문을 인적분할해 신규 지주회사 '㈜효성신설지주'(가칭)을 설립하는 분할 계획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효성그룹은 오는 6월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회사분할 승인절차를 거친 뒤 7월 1일자로 존속회사인 ㈜효성과 신설법인인 효성신설지주 2개 지주회사 체제로 재편할 예정이다.
기존 지주사는 조현준 회장이 그대로 맡고, 신설 지주사는 조현상 부회장이 대표를 맡게 된다.
효성신설지주의 분할 비율은 순자산 장부가액 기준으로 ㈜효성 0.82 대 효성신설지주 0.18이다.
조현상 부회장이 독립 경영하는 모빌리티 플랫폼 사업 부문 등을 포함하면 신설지주의 매출 규모는 7조원대, 글로벌 거점 숫자는 90여곳에 이른다.
효성은 지주회사별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회사 분할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효성은 2018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바 있다.
이번에 분할이 이뤄지면 각 지주회사는 새로운 이사진을 꾸려 독립경영에 나서게 된다.
조현준 회장은 존속회사를 이끌며 기존 사업의 책임 경영을 강화하고, 조현상 부회장은 신설 지주회사를 맡아 첨단소재 등 성장 잠재력을 갖춘 사업을 중심으로 내실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조현준 회장은 조석래 명예회장의 장남, 조현상 부회장은 3남이다. 2021년 조현준 회장이 동일인(총수)으로 지정받고, 조현상 부회장이 총괄사장을 맡은 지 4년만에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현재의 '투톱 체제'가 구축됐다.
두 사람이 보유한 효성 지분은 작년 9월 말 기준 21.94%와 21.42%로 비슷한 수준이다. 조석래 명예회장은 10.14%를 가지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그동안 각자 주력했던 사업 분야가 달랐던 만큼 형제간 계열 분리 가능성은 꾸준히 제기돼 왔던 게 사실"이라며 "이번 지주회사 재편을 계기로 궁극적으로는 계열 분리가 이뤄지지 않겠냐"고 말했다.
신설 지주사인 효성신설지주는 미래 첨단소재 솔루션 분야에서 효성첨단소재를 주축으로 글로벌 소재 전문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하면서 핵심 역량을 바탕으로 성장 기회를 확보해 간다는 전략이다.
데이터 솔루션 분야에서도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의 디지털전환(DX), 인공지능(AI) 사업을 활용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그룹 내 사업과의 시너지를 창출한다.
아울러 국내외 공급망관리(SCM) 솔루션 관련 법인을 통해 글로벌 SCM 솔루션 사업도 이끌 방침이다.
특히 산하 사업회사의 시너지를 강화하기 위해 연구개발 중심의 다양한 신사업과 인수·합병(M&A) 기회를 모색해 그룹 규모를 성장시켜 나갈 계획이다.
신설지주회사의 이사회는 조현상 부회장(대표이사), 안성훈 효성중공업 부사장(대표이사), 신덕수 ㈜효성 전무를 사내이사로, 권오규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오병희 전 서울대병원장, 이상엽 한국과학기술원(KAIST) 부총장, 김진수 ㈜툴젠 고문을 사외이사로 각각 내정했다.
존속회사인 ㈜효성은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효성화학, 효성티엔에스 등 자회사의 핵심 사업 혁신과 성장잠재력 극대화,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 신성장동력 육성을 통해 미래 지속 성장을 위한 기반을 확립하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존속회사의 연간 매출 규모는 19조원 수준이다.
한편, 효성은 다음 달 15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을 사내이사에 재선임하고, 정동채 전 문화관광부 장관을 사외이사에 재선임하는 안건 등을 상정한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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