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리바시 치안지원 요청에 중국 응답…"요청한 서비스만 제공"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미국 하와이 인근 태평양 섬나라 키리바시에서 제복을 입은 중국 경찰들이 활동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키리바시의 에에리 아리티에라 경찰청장 대행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제복을 입은 중국 경찰 12명이 6개월 임기로 키리바시에 도착했으며 현지 경찰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경찰 대표단은 키리바시 경찰에 지역사회 경찰 활동과 태극권 같은 무술 교육, 범죄 데이터 프로그램 등을 지원하고 있다"며 "대표단은 키리바시 경찰청이 필요로 하거나 요청하는 서비스만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리티에라 대행은 키리바시가 중국에 치안 지원을 요청해 이뤄진 일이라고 덧붙였다.
태평양 섬나라 키리바시는 인구가 11만5천명에 불과하고, 면적은 811㎢로 서울시보다 조금 큰 수준이다. 하지만 350만㎢에 이르는 세계 최대 배타적경제수역(EEZ)을 관할하고 있고, 하와이에서 남쪽으로 약 2천200㎞ 떨어져 있어 전략적으로 중요한 국가로 꼽힌다.
2019년에는 중국의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하기도 했다.
이후 중국은 키리바시 칸톤 섬에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이 활용하던 비행장을 재건할 계획을 발표해 미국의 우려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놀란 미국은 칸톤 섬 부두 개선 사업과 함께 키리바시에 대사관을 개설하는 등 중국 영향력 확대 경계에 나섰다.
호주 싱크탱크 로위 연구소의 멕 킨 태평양 제도 담당자는 중국이 이 지역에서 안보 야망을 갖고 있다며 "호주와 미국은 키리바시와 그 주변 지역에서 이런 야망에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은 2022년 남태평양 섬나라 솔로몬제도와 안보 협정을 맺는 등 태평양에서 영향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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