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美수석대표 지낸 커틀러 "트럼프, 韓의 對美 무역흑자 문제삼을 것"
"美, 동맹에 10% 관세 부과 땐 對中협력 어려워…트럼프, 디커플링 확대할 것"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집권할 경우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를 문제 삼을 수 있다고 미국의 통상 전문가가 관측했다.
웬디 커틀러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ASPI) 부회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진행한 한국 특파원단과의 간담회에서 "트럼프가 계속해서 무역적자를 엄청나게 강조하는 게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1기 때는 한국과의 무역적자가 줄고 있었고 트럼프 행정부가 이를 반겼지만, 지난 몇 년은 특히 자동차와 반도체 때문에 한국과의 무역적자가 증가세"라며 "트럼프가 대선에서 이길 경우 2기 행정부에서 이를 우려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트럼프는 무역적자가 나쁜 것이라고 열렬하게 믿는다"며 "그는 우리가 어느 국가에 파는 것보다 더 많이 사 오면 그 관계가 우리의 이익에 반하며 교역 상대국과 (무역수지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커틀러 부회장은 미국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를 지낸 통상 전문가로 2006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당시 미국 수석대표였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되면 모든 수입품에 1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트럼프가 한국처럼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도 관세를 부과하려는지가 불확실하지만, 한국에도 관세를 부과하면 한미FTA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한미 FTA를 개정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한미FTA에서 어떤 결점을 찾는다 해도 이전 행정부를 탓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가 실제로 모든 수입품에 10% 관세를 부과할 경우 "다자주의 교역 체제에 정말로 큰 피해를 줄 것"이며 미국이 중국을 상대하는 데 필요한 동맹과 파트너의 협력을 얻는 게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모든 나라는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을 상대로 사용할 가능성이 있는 (무역) 도구를 긴밀히 점검하고 그런 조치의 영향을 완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미국의 여러 교역 상대국이 트럼프가 이미 언급한 제안들에 어떻게 하면 공동으로 대응할 수 있을지 논의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 누가 대통령이 되든 경제안보를 강조하는 추세는 계속될 것이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중국과 경제를 더 디커플링(분리)하려고 할 것으로 전망했다.
blue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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