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29㎞에 달하는 기름띠 생겨…예멘 "국제사회 도와달라"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의 공격을 받고 침몰 위기에 놓인 화물선에 4만톤(t)이 넘는 비료가 실린 사실이 알려지면서 환경재앙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 중부사령부는 24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성명에서 지난 18일 후티의 공격을 받고 아덴만에 발이 묶인 벨리즈 국적의 영국 소유 벌크선 루비마르호에 서서히 물이 차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중부사령부는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의 이유 없는 무모한 공격으로 선박이 심각한 손상을 입었고, 18마일(약 29㎞)에 달하는 기름띠가 형성됐다"며 "루비마르호는 공격받을 당시 4만1천t이 넘는 비료를 운송 중이었는데, 이것이 홍해로 유출될 수 있고, 환경재앙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후티 반군은 어업, 해안 지역사회, 식량 수입을 위협하면서 무차별 공격이 역내에 미치는 영향을 계속 무시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루미마르호가 침몰할 경우 후티가 홍해를 지나다니는 민간 선박을 공격한 이래 가장 심각한 여파가 뒤따를 수 있다는 평가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예멘 정부는 이날 루비마르호 침몰이 야기할 수 있는 생태학적 재앙을 막기 위해 비상계획을 수립할 것을 관련 위원회에 지시했다.
주변국과 해양보호 관련 기구를 비롯한 국제사회에도 위기 해결에 동참해 줄 것을 촉구했다.
현지 전문가들은 대량의 화학비료가 바다에 쏟아져 들어간다면 안 그래도 취약한 상태인 홍해 해양 생태계에 치명타를 입힐 것이라고 경고했다.
루비마르호는 아랍에미리트(UAE) 코르파칸을 출항해 불가리아 바르나로 향하던 중 후티의 공격을 받고 해상에서 완전히 멈춰 섰으며, 선원 24명은 전원 하선해 대피한 상황이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이 배를 운영하는 블루 플리트 그룹은 선박 일부가 물에 잠기고 기관실도 침수됐다고 밝혔다.
회사는 배를 지부티나 아덴 항구로 끌고 오기 위한 예인 작업을 시작했다.
예멘 정부에 따르면 이 배는 현재 예멘 군도 중 하니쉬 섬으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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