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자치정부 개혁 압박 속 내각 일괄 사의 표명

입력 2024-02-26 19:28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개혁 압박 속 내각 일괄 사의 표명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개혁과 자정 압박을 받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의 각료들이 일괄 사의를 표명했다고 와파(WAFA) 통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무함마드 쉬타예흐 자치정부 총리는 "지난 20일 마무드 아바스 수반에게 사의를 표명했으며 오늘 정식으로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쉬타예흐 총리는 이날 주례 각료회의에 앞서 "이번 결정은 가자지구 주민에 대한 공격과 전례 없는 서안 및 예루살렘의 긴장 고조에 연관된 정치, 안보, 경제적 상황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결정의 이면에 팔레스타인 민족, 팔레스타인 대의 및 정치 시스템에 대한 격렬한 공격, 학살과 강제 이주 시도, 가자지구의 기아, 식민주의 강화, 점령군의 테러, 지속적인 난민촌과 예루살렘 및 서안 침략, 전례 없는 재정 옥죄기,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 와해 시도, 팔레스타인 영토의 점진적 병합 등 팔레스타인이 직면한 참혹한 현실이 있다고 열거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점령 세력에 계속 맞설 것이며 자치정부는 팔레스타인 땅에 국가를 건설하기 위해 계속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다음 단계에서는 가자지구에서 부상하는 새로운 현실을 고려한 새 정부와 정치적 협의, 민족 통합 논의, 국민적 기반과 폭넓은 참여에 기반한 팔레스타인 내부의 의견일치, 자치정부 주권의 팔레스타인 영토 전역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제거한 뒤 가자지구 통치에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미국은 자치정부를 중심으로 한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을 지지하지만, 그러기 위해선 부패하고 무능하다는 비판을 받아온 자치정부가 스스로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냈다.
이에따라 팔레스타인 안팎에서는 이번 내각 총사퇴가 자치정부 개혁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가자지구를 아우르는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의 기초를 놓기 위한 자치정부 개혁에서 정작 가장 큰 비판을 받는 아바스 수반이 배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아바스 수반은 팔레스타인 최대 정파인 파타의 수장으로서 2006년 이후 선거를 치르지 않은 채 20년 가까이 서안을 통치하고 있다.
그 사이 아바스 수반과 자치정부의 지지율은 바닥까지 떨어졌다.
meola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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