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첫 의회 연설서 안와르 총리 체제 지지 표명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이브라힘 알마훔 이스칸다르 말레이시아 신임 국왕이 정치적 안정을 훼손하는 어떤 요구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현 정권에 힘을 실어줬다.
27일 현지 매체 더스타와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이브라힘 국왕은 전날 첫 의회 연설에서 "모두가 현 질서를 받아들이고 통합정부를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정치를 하고자 하는 자는 다음 총선을 기다려야 한다"며 조기 총선 등의 가능성을 사실상 일축했다.
말레이시아 의원 임기는 5년이지만, 정치 혼란에 따른 의회 해산과 조기 총선이 반복돼왔다.
최근에도 통합정부의 기반이 약해지면서 정치 불안 우려가 다시 부각됐다.
이런 가운데 신임 국왕이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를 중심으로 한 통합을 강조한 것이다.
말레이시아는 지난 2018년 총선에서 1957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후 61년간 장기 집권한 통일말레이국민조직(UMNO)이 패배하며 최초로 정권이 교체됐다.
그러나 이후 총리가 여러 차례 바뀌면서 정치적 혼란이 이어졌다.
이에 2022년 조기 총선이 치러졌지만, 또다시 총리 임명과 정부 구성을 둘러싼 갈등이 불거졌다.
총선에서 안와르 이브라힘 현 총리가 이끈 희망연대(PH)가 가장 많은 의석을 차지했으나 단독으로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했다.
각 정당 연합이 연립정부 구성에 합의하지 못하면서 새 정부 출범이 지연됐고, 진통 끝에 압둘라 당시 국왕이 안와르를 총리로 지명했다.
개혁적인 성향의 PH는 집권을 위해 정치적으로 대립하던 국민전선(BN)과 손잡고 통합정부를 구성했다.
조호주 술탄(최고통치자) 출신인 이브라힘 국왕은 지난달 말레이시아 제17대 국왕으로 즉위했다.
말레이시아는 9개 주 최고통치자가 돌아가면서 5년 임기 국왕직 '양 디-페르투안 아공'을 맡는다.
말레이시아 국왕은 국가 통합의 상징적 존재지만, 정치적 혼란기 들어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국왕은 총리의 의회 해산 요구를 거부할 수 있고, 단독 과반 의석 확보 정당이 없을 경우 다수 의원의 신임을 받는 사람을 총리로 지명할 권한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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