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회 앞두고 친강 등 해임·감찰 대상 공직자들 '3천인 대표' 명단서 제외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중국 연례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앞두고 작년 7월 해임된 친강 전 외교부장(외교장관)이 국회 격인 전인대의 대표 자격을 공식 상실했다.
27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회는 이날 "톈진시 인민대표대회 상무위가 친강의 제14기 전인대 대표 직무 사직을 수락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톈진시 인민대표대회 소속으로 작년 1월 14기 전인대 대표에 선출됐던 친 전 부장은 이번 결정으로 작년 10월 국무위원직 박탈에 이어 직함을 또 하나 잃게 됐다.
아직 남은 공식 직함은 중국공산당 20기 중앙위원이지만, 전인대 대표직을 상실함에 따라 당 중앙위원직도 곧 잃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인대 대표 자격 박탈은 규율 또는 윤리 위반, 범죄 행위 연루, 직무 수행의 심각한 실패로 더는 해당 직책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경우 가능하다.
앞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친 전 부장이 이번 전인대 상무위에서 대표 자격을 박탈당하면 중앙기율검사위원회의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불법·부정의 정도가 심할 경우 공직과 당적을 모두 잃는 솽카이(雙開·쌍개) 처분당할 가능성도 있다.
중국 '늑대전사(전랑) 외교'를 상징하는 인물인 친강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총애를 받아 56세 때인 2022년 말 외교부장에 발탁된 데 이어 작년 3월 국무위원으로 승진했다.
그러나 친 전 부장은 작년 6월 갑자기 공식 석상에서 자취를 감췄다.
이어 중국 당국은 같은 해 7월 25일 그를 외교부장에서 해임했으며, 10월 전인대 상무위가 국무위원직도 박탈했다. 다만 중국 당국은 해임 사유와 현재 소재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친 전 부장의 갑작스러운 '실종'을 둘러싸고 유명 방송인과의 내연 관계설이나 외국과의 내통설 등 다양한 추측이 나돌기도 했다.
지난달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친 전 부장이 작년 7월 말 베이징의 한 군병원에서 이미 사망했다는 설이 제기됐다고 보도했지만, 보도의 진위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날 전인대 상무위는 친 전 부장 외에도 당국의 사정 폭풍 속에 조사 대상이 된 왕이신 전 헤이룽장성 부성장과 군부 반부패 캠페인 속에 낙마한 리즈충 전 중국인민해방군 중부전구 부사령원(육군 장비발전부장 역임) 등의 전인대 대표직도 박탈했다.
이들을 제외한 14기 전인대 대표는 모두 2천956명이다.
다만 작년 10월 해임된 리상푸 전 국방부장(국방장관)의 전인대 대표직 박탈 여부는 이날 발표되지 않았다.
중앙군사위원회 장비발전부장 등을 거쳐 작년 초 국방부 수장에 올랐던 리 전 부장은 같은 해 8월 이후 종적을 감췄고, 두 달 뒤 국방부장·국무위원·중앙군사위원 자리를 모두 상실했다.
리 전 부장은 규율 위반과 부정부패 문제에 연루됐고, 혐의는 인민해방군에서 전략 미사일과 항공우주 전력을 담당하는 로켓군을 겨냥한 반부패 조사와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외교부는 작년 7월 해임 직후 친 전 부장의 이름을 홈페이지 '역대 외교부장' 목록에서 지웠다. 리 전 부장의 이름 역시 최근 중국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사라진 상태다.
xi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