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40개→20개 업체…도요타·폴크스바겐·현대차 등 선두업체 불참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세계 5대 모터쇼로 꼽히는 제네바 국제모터쇼가 5년 만에 다시 열렸지만 전시 규모와 참가 업체 수가 대폭 줄어드는 등 이전의 명성을 되살리지는 못한 모습이다.
제네바 국제모터쇼(GIMS) 조직위원회는 27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의 국제전시장인 팔렉스포에서 모터쇼를 개막했다.
전날 언론 공개 행사를 시작으로 다음 달 3일까지 이어진다.
매년 개최됐던 제네바 국제모터쇼는 2020년부터 코로나19 대유행,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한 세계 지정학적 상황의 불안정 등을 이유로 작년까지 4년 연속으로 취소됐다.
4년 공백을 깨고 비로소 다시 막을 올렸지만 직전 행사인 2019년과 비교하면 참가 업체 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 140개 업체가 참가했던 5년 전과 달리 이번에는 20개 업체가 전시장을 채웠다. 참가업체들이 채우지 못한 자리는 클래식 자동차와 경주용 차 전시·체험 공간 등으로 바뀌었다.
참가한 주요 완성차 업체는 르노와 자회사인 다치아, 중국의 전기차업체인 비야디(BYD), 영국 브랜드인 엠지(MG), 미국 전기차업체인 루시드, 일본의 이스즈 등이 있다.
글로벌 완성차 판매 1위인 도요타를 비롯해 폴크스바겐, 현대·기아차, 스텔란티스그룹 등 선두권 메이커 가운데 참가한 업체는 없다. 전기차 기술을 선도해온 테슬라나 최고급 럭셔리카 브랜드인 페라리, 포르쉐 등도 불참했다.
모터쇼의 주목도를 대변하는 '세계 첫 공개 모델'을 전시한 업체도 르노와 다치아, MG 정도에 불과했다.
참가 업체들은 전기차 모델을 홍보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이번 모터쇼의 주축으로 평가되는 르노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시닉'의 전기차 모델을 전면에 내세웠다. 모터쇼 주최 측은 이 모델을 '올해의 차'로 선정하기도 했다.
루시드도 첫 SUV 전기차 모델 '그래비티'를 집중적으로 알렸다. 최근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1위를 기록하는 BYD 역시 중형 SUV '탕'(Tang)을 필두로 자사 모델들의 경쟁력을 소개하는 데 공을 들였다.
그러나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것으로 주목받는 신기술이 공개되거나 유력 업체 최고경영자(CEO)가 주목할 만한 경영 전략을 발표하는 일은 없었다.
제네바 국제모터쇼는 프랑스 파리와 독일 프랑크푸르트, 미국 디트로이트,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모터쇼와 더불어 세계 5대 모터쇼로 꼽혔었다.
참가 규모가 대폭 축소된 제네바 국제모터쇼의 모습은 전통적인 국제 모터쇼가 점점 위상을 잃어가고 있는 상황을 여실히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력 자동차 업체들은 국제 모터쇼보다 매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CES에 참가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모터쇼에는 별반 열의를 보이지 않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자동차 기술보다 광범위한 '모빌리티' 기술을 개발하는 데 초점을 옮겨 CES를 통해 그 개발 성과를 알리고 있어 모터쇼의 주목도는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prayer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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