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헤즈볼라 연일 충돌…분쟁과열에 확전 우려 고조

입력 2024-02-28 08:55   수정 2024-02-28 17:16

이스라엘-헤즈볼라 연일 충돌…분쟁과열에 확전 우려 고조
보복 주고받으며 수위 높아져…유엔 "폭력 악순환 멈춰야"
헤즈볼라 "가자 휴전 합의돼야 공격 중단"…이스라엘 "휴전해도 때린다"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이스라엘 북부를 겨냥한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로켓 공격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보복 공격이 강도를 더해가면서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전면전으로 확대될 위험이 커지고 있다.
27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전날 레바논 동부 도시 바알베크 인근을 공습했다.
헤즈볼라가 이스라엘군 무인기(드론)를 격추하자 지금껏 노리지 않았던 국경 너머 후방 군사시설로까지 타격 범위를 넓힌 것이다. AFP는 이 폭격으로 헤즈볼라 무장대원 2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발끈한 헤즈볼라도 공세 수위를 높였다.
헤즈볼라는 26일 골란고원에 주둔 중인 이스라엘군 기지를 겨냥해 60발의 로켓을 쏘아 올린 데 이어 27일에도 "(바알베크 폭격에 대한 대응으로) 다수의 발사대를 동원해 로켓을 대량으로 (이스라엘군) 메론 항공통제기지에 퍼부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사상자나 시설 피해가 없었다면서도 재보복을 가했고, 이번에도 국경에서 거의 30㎞나 떨어진 레바논 마을 바이사리예 인근까지 폭격하는 등 수위를 더욱 높이는 모습을 보였다.
AFP 통신은 27일 오후에도 헤즈볼라가 메론 기지에 로켓 20여발을 발사하고 이스라엘이 추가적인 반격에 나서는 상황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공격을 주고받으면서 분쟁의 강도가 급격히 높아질 조짐이 나타나자 국제사회는 상호 자제와 대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조안나 로네카 유엔 레바논 특별조정관은 성명을 내고 "폭력의 위험한 악순환을 즉시 끊고 적대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레바논 주둔 유엔 평화유지군(UNIFIL)은 "최근 사건들은 이번 분쟁의 정치적 해결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면서 "모든 당사자는 적대행위를 중단하고 정치적·외교적 해법의 여지를 남겨둬야 한다"고 주문했다.
미국 국무부의 매슈 밀러 대변인도 "(미국은) 어느 쪽도 분쟁을 확대하는 걸 보길 원치 않는다"면서 "이스라엘 정부는 외교적 해결을 원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도, 우리와 가진 별개의 자리에서도 확언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헤즈볼라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이 휴전에 합의하기 전에는 공격을 멈출 수 없다는 입장이다.
헤즈볼라와 가까운 복수의 소식통은 로이터 통신 인터뷰에서 "휴전이 선언되는 순간부터 헤즈볼라는 이를 준수해 (레바논) 남부 작전을 즉각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헤즈볼라 최고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는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본거지인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을 멈춰야만 헤즈볼라도 이스라엘 북부를 겨냥한 공격을 멈출 것이라고 이달 중순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만약 하마스와 휴전한 이스라엘이 레바논에 대한 폭격을 계속한다면 헤즈볼라는 주저하지 않고 싸움을 이어갈 것이라고 이 소식통들은 강조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와의 휴전이 성사되면 헤즈볼라를 겨냥한 공격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25일 이스라엘군 북부사령부를 방문해 "가자지구에서 일시 휴전이 성사되더라도 북부에서의 화력을 높일 것"이라면서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은 그들이 국경 부근에서 병력을 철수하고 피란민들이 모두 집으로 돌아갈 때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헤즈볼라는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직후인 작년 10월 8일부터 레바논 국경에 인접한 이스라엘 북부 국경지대를 겨냥해 미사일과 로켓 공격을 가해왔다.
이로 인해 이스라엘 북부에선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약 8만명의 주민이 피란 생활을 하고 있다.

hwang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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