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 이틀간 국회서 개최…자민당 아베파 등 파벌 중진들도 출석해 발언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오는 29일 국회에 출석해 집권 자민당의 '비자금 스캔들'에 대해 직접 설명한다.
28일 교도통신과 현지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일본 여당과 야당은 이날 자민당 정치자금 문제와 관련해 29일과 내달 1일 중의원(하원) 정치윤리심사회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29일에는 기시다 총리와 자민당 파벌 '니카이파' 사무총장이었던 다케다 료타 전 총무상이 출석한다.
이어 다음 달 1일에는 자민당 최대 파벌 '아베파'에서 활동했던 중진인 니시무라 야스토시 전 경제산업상, 마쓰노 히로카즈 전 관방장관, 시오노야 류 전 문부과학상, 다카기 쓰요시 전 자민당 국회대책위원장이 참석한다.
심사 대상이 되는 의원은 15분간 입장을 밝히고, 이후 1시간 5분 동안 각 당 의원 질의에 답한다.
정치윤리심사회는 일본 관리들이 미국 군수업체 록히드로부터 금품을 받은 이른바 '록히드 사건'을 계기로 1985년에 설치됐으며, 국회의원이 '행위 규범'을 현저하게 위반했을 경우에 열린다.
비공개 개최가 원칙이지만, 그동안은 대부분 국회의원과 언론사 방청을 허용하는 형태로 열렸다. 이번에도 언론사에 전면 공개된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오전 총리관저에서 취재진에 "자민당 총재로서 정치윤리심사회에 출석해 언론에 공개된 상태에서 설명 책임을 다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현직 총리가 정치윤리심사회에 출석하는 것은 최초이며, 심사회에 심사 대상이 되는 의원이 참석하는 것도 2006년 이후 처음이라고 NHK는 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심사회 공개 형식을 둘러싸고 여야 조율이 난항을 거듭해 28일 개최가 미뤄졌고, 여당 내에서 예산안 심의에 대한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강해졌다"며 "기시다 총리의 심사회 출석은 설명 책임을 다하는 것으로 난국을 타개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짚었다.
자민당 아베파와 니카이파 등 일부 파벌은 정치자금 모금 행사(파티)를 주최하면서 '파티권'을 할당량 이상 판 소속 의원들에게 초과분의 돈을 다시 넘겨주는 방식 등으로 비자금을 조성해 왔다.
도쿄지검은 파티권 판매 미기재액이 많은 국회의원 3명과 파벌 회계 책임자 등을 기소했고, 자민당 6개 파벌 중 4개는 해산을 결정했다.
하지만 자민당의 비자금 대응에 대한 여론은 여전히 부정적이고, 기시다 총리가 이끄는 내각 지지율도 퇴진 위기 수준인 10∼20%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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