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아르메니아가 러시아 주도로 결성된 군사·안보 협력체인 집단안보조약기구(CSTO)에 상주대표를 두지 않고 고위급 행사에도 불참하겠다고 밝혔다.
타스 통신은 니콜 파시냔 아르메니아 총리가 28일(현지시간) 의회에 나와 이같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파시냔 총리는 최근 프랑스24 방송과 인터뷰에서 CSTO에 대한 참여를 '동결했다'고 밝힌 바 있다. 파시냔 총리가 언급한 '동결'이라는 말이 구체적으로 무슨 의미인지가 밝혀지지 않다가 이날 의회 발언을 통해 분명해진 셈이다.
러시아 모스크바에 본부를 둔 CSTO는 옛 소련권 국가들의 군사·안보 협력체다. 러시아와 아르메니아,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등 6개 국가가 참여하고 있다.
아르메니아가 CSTO 활동을 사실상 중단하기로 한 데에는 작년 9월 아제르바이잔과의 분쟁 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에서 무력 충돌이 발생했을 때 CSMO가 적절한 대응을 해 주지 않았다는 불만이 반영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나고르노-카라바흐는 아르메니아계 주민들이 자칭 공화국을 세우고 군대까지 운영하며 점유했던 곳이다. 아르메니아계 분리주의 세력과 아제르바이잔의 분쟁은 30년 넘게 이어졌다.
그러나 지난해 9월 아제르바이잔이 대대적 공습을 벌여 영토분쟁의 승기를 잡았다. 나고르노-카라바흐 내 아르메니아계 주민 12만명 가운데 10만여명이 이미 아르메니아로 넘어간 상태다.
이후 유럽연합(EU)과 러시아 등의 중재 하에 남은 아르메니아계 주민의 안전을 보장하되 아제르바이잔의 통제권을 인정하는 방식으로 평화 협정을 맺기 위한 양측의 협상이 진행돼왔다. 그 일환으로 양국 외무장관 회담이 이날부터 29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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