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이스라엘 전시 내각이 올해 이슬람 금식성월 라마단(3월 10일 전후 시작) 기간에 아랍계 주민의 동예루살렘 성지 출입을 막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현지 매체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과 채널12 등에 따르면 이날 이스라엘 전시 내각은 논의 끝에 라마단 기간 동예루살렘 성지에 아랍계 주민의 출입을 포괄적으로 제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다만 보도에 따르면 당국은 라마단 기간 동예루살렘 성지에는 일단 5만∼6만명 정도의 기도객 출입을 허용하기로 했다.
또 정보기관 신베트의 첩보에 따라 특정 무슬림 신자들의 출입 여부를 엄격하게 통제할 예정이지만, 치안 사건이 발생하지 않을 경우 출입 인원을 더 늘릴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결론은 내각 일원인 극우 정치인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을 제외한 채로 내려졌다고 이들 매체는 전했다.
이슬람교도들이 '성스러운 안식처'로, 유대교도는 성전산으로 부르는 동예루살렘 성지에는 라마단 때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 분쟁을 촉발하곤 하는 이슬람 3대 성지 알아크사 사원이 있다.
앞서 현지 언론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라마단 기간 아랍계 주민의 이슬람 3대 성지 알아크사 사원 방문을 제한하자는 벤-그비르 장관의 제안에 동의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하마스의 선제공격으로 시작된 가자지구 전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라마단 기간 이스라엘의 사원 방문 제한으로 갈등이 재점화하면, 중동 정세가 더욱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알아크사 사원을 비롯한 동예루살렘 성지 질서유지를 담당하는 경찰조직을 관할하는 벤-그비르 장관은 이스라엘 연정 내 대표적인 극우성향 정치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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