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폐쇄 4년여만에 활기…독일 대표단 방북, 영국·스위스도 복귀 의사
통일부 "北, 반응 없다가 문 열어…한-쿠바 수교 대응 가능성"
(베이징·서울=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하채림 김효정 기자 = 유럽 각국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폐쇄된 북한 주재 대사관을 4년 만에 재가동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독일 외무부 대표단에 이어 주(駐)북한 스웨덴대사에 임명된 인물도 북한을 방문했다.
주북 중국대사관은 29일 왕야쥔 대사가 전날 북한을 방문 중인 안드레아스 벵트손 주북 스웨덴대사 내정자를 만났다고 밝혔다.
중국대사관은 "벵트손 대사(내정자)는 왕 대사 접견에 감사를 표하고 스웨덴과 조선(북한)의 관계, 이번 방문 관련 상황 및 스웨덴이 오랫동안 조선반도(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해온 노력을 소개했고, 중국이 반도 문제에서 발휘한 중요한 역할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왕 대사는 최근 몇 년 동안 북중관계 발전 상황을 소개한 뒤 한반도 문제에 관한 중국의 원칙적 입장을 설명했다고 대사관은 전했다.
이어 중국대사관은 양측이 한반도 문제에 관해 소통·협조를 강화하고,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프로세스 추진을 위해 함께 건설적 역할을 발휘할 용의가 있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북한과 외교 관계를 수립했던 유럽 국가들은 코로나19 대유행 초기인 2020년 1월 북한이 국경을 봉쇄하자 평양 주재 공관에서 모두 철수했다.
북한은 작년 8월부터 국경을 재개방했으나 외국 외교관의 근무는 중국·러시아·몽골·쿠바 등 친북 국가에 한해서만 허용했다.
서방 국가들의 주북 대사관 재가동 움직임은 지난 26일 중국대사관이 독일 외무부 대표단의 방북 사실을 공개하면서 가시화했고, 영국과 스웨덴, 스위스도 평양 복귀 의사를 잇달아 밝혔다.
이들 국가들은 장기간 문을 닫았던 공관을 재운영하기 위해 시설과 보안 상태 등을 점검할 관계자 방북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영국, 스웨덴, 스위스 등 이미 공개된 4개국 외에도 2∼3개국이 추가로 이런 실무 방북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공관 재가동을 염두에 둔 서방 국가들의 방북을 최근 이처럼 동시다발적으로 허용하는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통일부는 유럽 각국 외교관의 방북 동향에 관해 한국과 쿠바의 수교 영향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취재진에 "유럽 각국이 지난해 코로나19 종식 후 공관 복귀를 여러 경로로 타진했으나 아무 반응이 없다가 북한이 최근에 문을 여는 모습으로 볼 때 한·쿠바 수교에 대응하는 측면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국제기구의 경우에는 구호 활동을 위해 평양 외 지방 접근도 허가받아야 하는 문제 때문에 복귀에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북한의 국경 개방 추세에 따라 최근 다양한 분야에서 북한과의 교류 동향이 이어지고 있다"며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국제기구들과도 필요한 소통을 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xi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