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MZ 이어 잘파세대 공략…패션플랫폼·편의점이 앞장
"스마트폰과 함께 자란 세대"…재미·희소성·디토 소비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유통업계가 MZ세대 다음으로 잘파세대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잘파세대 공략은 10·20대 이용자가 많은 패션플랫폼과 편의점이 선두에서 경쟁 중이다.
◇ "잘파세대는 Z+알파세대…재미와 개성 추구"
통상 밀레니얼(M)세대는 1980∼1994년 출생, Z세대는 1995∼2009년 출생, 알파세대는 2010∼2024년 출생으로 각각 구분한다.
M세대는 44∼30세, Z세대는 29∼15세, 알파세대는 14세 미만이다. M세대의 자녀가 알파세대인 셈이다.
유통업계는 2019년부터 MZ세대(M+Z세대) 마케팅에 집중했으나 10대부터 40대까지 같이 묶는 것은 너무 광범위하다는 지적을 받아 작년부터 잘파세대(Z+알파세대)를 본격적으로 띄우고 있다.
잘파세대의 가장 큰 특징은 스마트폰과 함께 자랐다는 점이다.
이시한 성신여대·경희사이버대 겸임교수는 단행본 '이제는 잘파세대'에서 "아이폰이 2007년 처음 공개됐다. M세대가 디지털 기기를 배워 사용했다면 잘파세대는 '스마트폰 네이티브'라서 정보를 텍스트가 아닌 영상으로 받아들이면서 성장했다"고 강조했다.
스마트폰과 함께 자란 잘파세대는 기존 세대보다 재미있고 개성 강한 소비, 희소성 있는 상품을 좋아하고 이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통해 인증하는 것을 즐긴다고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또 자신의 취향과 가치관이 유사한 인물과 콘텐츠, 채널 속 상품을 따라 구매하는 '디토 소비'(Ditto consumption) 경향이 두드러진다.
반면 30∼40대 중반의 밀레니얼 세대는 재미보다 'REV' 소비 경향을 보인다.
REV는 합리적(Reasonable)·실질적(Effective)·가치지향적(Valuable)의 앞 글자를 딴 약자로 편리한 온라인 쇼핑을 선호하고 가격이 저렴하면서 만족도가 높은 가성비 제품을 주로 구매하는 것을 의미한다.
◇ 무신사·에이블리 "10∼20대 이용자가 절반"
국내 대표 패션 플랫폼인 무신사와 에이블리는 전체 이용자 가운데 10∼20대가 절반 이상을 차지해 적극적으로 잘파세대를 공략 중이다.
무신사는 본래 'MZ들의 놀이터'로 명성을 얻으며 성장했다. 2001년 온라인 커뮤니티 '무진장 신발사진 많은 곳'에서 출발해 2003년 '무신사닷컴', 2009년 '무신사스토어'를 선보였으며 지난해 이커머스 서비스 거래액(GMV) 총합이 4조원을 돌파했다.
무신사 관계자는 "잘파세대는 독창적인 디자인과 개성을 겸비한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패션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무신사가 운영하는 온라인 편집숍 29CM는 '너무 멀지도, 너무 가깝지도 않은 거리'를 뜻하고 본사 사옥 1층에 차린 카페 아즈니섬(ASNISUM)은 무신사(MUSINSA) 영문 철자를 거꾸로 표기한 단어이다.
아울러 한림연예예술고등학교 학생들을 '무신사 크루'로 선발해 또래 집단에 패션 스타일을 공유하도록 하고 희소성 있는 상품을 발매하는 '무신사 드롭' 서비스, 브랜드 디렉터가 상품 스토리를 설명하는 '디렉터스 라이브'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에이블리도 잘파세대 디토소비 성향에 맞춰 스타일 포털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코디탭과 상품태그 기능을 통해 사용자들끼리 패션 스타일을 공유하고 마음에 드는 제품을 따라서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이니스프리와 스누피 협업 상품 등 희소성 있는 제품을 계속 선보인다.
에이블리 관계자는 "월간 사용자 765만명 가운데 10대가 150만명(20%)을 차지해 업계에서 10대 실사용자 수가 가장 많다"며 "잘파세대를 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 편의점 현금 충전·결제 대행…10대에게 인기
잘파세대는 편의점을 자주 이용한다. 지난해 CU의 연령대별 매출 비중을 보면 10∼20대가 29.4%, 30대 28.2%, 40대 28.4%로 각각 집계됐다.
편의점은 잘파세대를 중요 고객층으로 인식해 재미있고, 개성 있으며 희소성 있는 상품을 끊임없이 선보여 '소비 놀이터'로 인식되고자 한다.
예를 들어 CU는 브레드이발소와 도구리, 벨리곰, 쿠키런 킹덤, 짱구, 딩동댕대학교 등 다양한 영역의 캐릭터와 협업해 왔다.
GS25는 서울 성수동 'GS25 도어투성수점'을 매월 팝업스토어 형태로 다르게 운영해 잘파세대 고객에게 새로운 오프라인 체험의 재미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신용카드가 없고 용돈을 받아 쓰는 10대들을 위한 오른들은 잘 모르는 서비스도 있다.
CU의 현금 충전 서비스는 선불 전자지갑 형태로 CU 매장에서 현금을 내고 카드나 바코드로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을 충전 받는다. 이렇게 충전한 돈은 오프라인 매장은 물론 온라인 쇼핑에 사용할 수 있다.
CU가 2021년 8월 현금 충전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지난달까지 이용 건수는 600만건에 육박한다.
GS25의 결제대행 서비스도 10대들에게 인기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상품을 구매하면서 결제 방식을 'GS25 편의점 결제'로 선택하면 휴대전화로 바코드가 전송된다.
GS25 매장에 이 바코드를 제시한 뒤 해당 금액을 현금으로 내면 된다.
현재 GS25의 결제 대행 서비스 제휴처는 에이블리 등 47개 업체이며 지난해 이 서비스를 통해 20만건, 50억원어치가 결제됐다.
GS25 관계자는 "결제 대행 서비스가 10대들의 온라인 쇼핑 환경을 크게 개선했다"며 "해당 서비스 이용객의 40%가 편의점을 방문한 김에 다른 상품도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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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과 함께 자란 세대"…재미·희소성·디토 소비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유통업계가 MZ세대 다음으로 잘파세대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잘파세대 공략은 10·20대 이용자가 많은 패션플랫폼과 편의점이 선두에서 경쟁 중이다.
◇ "잘파세대는 Z+알파세대…재미와 개성 추구"
통상 밀레니얼(M)세대는 1980∼1994년 출생, Z세대는 1995∼2009년 출생, 알파세대는 2010∼2024년 출생으로 각각 구분한다.
M세대는 44∼30세, Z세대는 29∼15세, 알파세대는 14세 미만이다. M세대의 자녀가 알파세대인 셈이다.
유통업계는 2019년부터 MZ세대(M+Z세대) 마케팅에 집중했으나 10대부터 40대까지 같이 묶는 것은 너무 광범위하다는 지적을 받아 작년부터 잘파세대(Z+알파세대)를 본격적으로 띄우고 있다.
잘파세대의 가장 큰 특징은 스마트폰과 함께 자랐다는 점이다.
이시한 성신여대·경희사이버대 겸임교수는 단행본 '이제는 잘파세대'에서 "아이폰이 2007년 처음 공개됐다. M세대가 디지털 기기를 배워 사용했다면 잘파세대는 '스마트폰 네이티브'라서 정보를 텍스트가 아닌 영상으로 받아들이면서 성장했다"고 강조했다.
스마트폰과 함께 자란 잘파세대는 기존 세대보다 재미있고 개성 강한 소비, 희소성 있는 상품을 좋아하고 이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통해 인증하는 것을 즐긴다고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또 자신의 취향과 가치관이 유사한 인물과 콘텐츠, 채널 속 상품을 따라 구매하는 '디토 소비'(Ditto consumption) 경향이 두드러진다.
반면 30∼40대 중반의 밀레니얼 세대는 재미보다 'REV' 소비 경향을 보인다.
REV는 합리적(Reasonable)·실질적(Effective)·가치지향적(Valuable)의 앞 글자를 딴 약자로 편리한 온라인 쇼핑을 선호하고 가격이 저렴하면서 만족도가 높은 가성비 제품을 주로 구매하는 것을 의미한다.
◇ 무신사·에이블리 "10∼20대 이용자가 절반"
국내 대표 패션 플랫폼인 무신사와 에이블리는 전체 이용자 가운데 10∼20대가 절반 이상을 차지해 적극적으로 잘파세대를 공략 중이다.
무신사는 본래 'MZ들의 놀이터'로 명성을 얻으며 성장했다. 2001년 온라인 커뮤니티 '무진장 신발사진 많은 곳'에서 출발해 2003년 '무신사닷컴', 2009년 '무신사스토어'를 선보였으며 지난해 이커머스 서비스 거래액(GMV) 총합이 4조원을 돌파했다.
무신사 관계자는 "잘파세대는 독창적인 디자인과 개성을 겸비한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패션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무신사가 운영하는 온라인 편집숍 29CM는 '너무 멀지도, 너무 가깝지도 않은 거리'를 뜻하고 본사 사옥 1층에 차린 카페 아즈니섬(ASNISUM)은 무신사(MUSINSA) 영문 철자를 거꾸로 표기한 단어이다.
아울러 한림연예예술고등학교 학생들을 '무신사 크루'로 선발해 또래 집단에 패션 스타일을 공유하도록 하고 희소성 있는 상품을 발매하는 '무신사 드롭' 서비스, 브랜드 디렉터가 상품 스토리를 설명하는 '디렉터스 라이브'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에이블리도 잘파세대 디토소비 성향에 맞춰 스타일 포털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코디탭과 상품태그 기능을 통해 사용자들끼리 패션 스타일을 공유하고 마음에 드는 제품을 따라서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이니스프리와 스누피 협업 상품 등 희소성 있는 제품을 계속 선보인다.
에이블리 관계자는 "월간 사용자 765만명 가운데 10대가 150만명(20%)을 차지해 업계에서 10대 실사용자 수가 가장 많다"며 "잘파세대를 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 편의점 현금 충전·결제 대행…10대에게 인기
잘파세대는 편의점을 자주 이용한다. 지난해 CU의 연령대별 매출 비중을 보면 10∼20대가 29.4%, 30대 28.2%, 40대 28.4%로 각각 집계됐다.
편의점은 잘파세대를 중요 고객층으로 인식해 재미있고, 개성 있으며 희소성 있는 상품을 끊임없이 선보여 '소비 놀이터'로 인식되고자 한다.
예를 들어 CU는 브레드이발소와 도구리, 벨리곰, 쿠키런 킹덤, 짱구, 딩동댕대학교 등 다양한 영역의 캐릭터와 협업해 왔다.
GS25는 서울 성수동 'GS25 도어투성수점'을 매월 팝업스토어 형태로 다르게 운영해 잘파세대 고객에게 새로운 오프라인 체험의 재미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신용카드가 없고 용돈을 받아 쓰는 10대들을 위한 오른들은 잘 모르는 서비스도 있다.
CU의 현금 충전 서비스는 선불 전자지갑 형태로 CU 매장에서 현금을 내고 카드나 바코드로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을 충전 받는다. 이렇게 충전한 돈은 오프라인 매장은 물론 온라인 쇼핑에 사용할 수 있다.
CU가 2021년 8월 현금 충전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지난달까지 이용 건수는 600만건에 육박한다.
GS25의 결제대행 서비스도 10대들에게 인기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상품을 구매하면서 결제 방식을 'GS25 편의점 결제'로 선택하면 휴대전화로 바코드가 전송된다.
GS25 매장에 이 바코드를 제시한 뒤 해당 금액을 현금으로 내면 된다.
현재 GS25의 결제 대행 서비스 제휴처는 에이블리 등 47개 업체이며 지난해 이 서비스를 통해 20만건, 50억원어치가 결제됐다.
GS25 관계자는 "결제 대행 서비스가 10대들의 온라인 쇼핑 환경을 크게 개선했다"며 "해당 서비스 이용객의 40%가 편의점을 방문한 김에 다른 상품도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noano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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