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UAM 생태계 만들 때까지…7개 컨소시엄, 경쟁하면서도 협력"

입력 2024-03-03 11:00   수정 2024-03-04 15:35

"K-UAM 생태계 만들 때까지…7개 컨소시엄, 경쟁하면서도 협력"
"상용화 이후 얼마든 이합집산"…개성 살려 실증 진행 중
국토부 'K-UAM 그랜드챌린지' 간담회…"비행시간 11만년 넘어도 사고 없도록"



(고흥=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K-UAM(한국형 도심항공교통) 그랜드챌린지'(K-UAM GC)는 기본적으로 경쟁 구도이지만, 'UAM 산업 구현'이라는 큰 목적 아래 산업 생태계가 형성될 때까지는 협력하게 됩니다."
지난달 29일 전남 고흥군 UAM 실증단지 인근의 한 리조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승욱 국토교통부 도심항공교통정책과장은 K-UAM GC에 참여하는 7개 컨소시엄, 35개 기업 간의 관계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들 7개 컨소시엄은 UAM 운항은 물론 교통관리, 버티포트(수직 이착륙장) 등 통합 운영을 실증 중이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통신 3사'를 비롯해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롯데건설 등 주요 건설사, 대한항공과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등 각자 분야에서 경쟁 관계인 기업들이 다른 컨소시엄으로 합종연횡을 펼친다.



다만 이들 컨소시엄 가운데 어느 한 곳만 '2025년 UAM 상용화'의 주역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재 고흥에서 진행 중인 K-UAM 실증 1단계와 올해 8월부터 인천과 서울에서 순차적으로 진행될 실증 2단계의 참여자 수에는 제한이 없다.
최 과장은 "만약 7개 컨소시엄이 실증 단계별로 요구사항을 모두 맞추면 동시에 '최초 상용화'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런 만큼 이들 컨소시엄 사이는 '가족 같은 분위기'라고 한다.
최 과장은 함께 자리한 현대차, SKT 관계자 등을 가리켜 "가끔 이분들이 어느 회사 소속이었는지 헷갈릴 정도로 소통이 잘 되고 있다"고 했다.
상용화가 이뤄진 뒤에는 서로 다른 컨소시엄 소속 간의 이합집산이 새로 일어날 가능성도 높다. 최 과장은 "정부로서도 이를 막을 이유가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컨소시엄들이 각자의 개성과 장점을 살려 준비 중인 사업을 소개했다.
우선 현대차, KT, 대한항공,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참여하는 'K-UAM 원팀' 컨소시엄은 KT의 인공위성을 활용해 통신 사각지대 없는 기체 운용에 나선다는 포부다. 실증 단계에서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이 개발한 '오파브'(OPPAV)를 사용하다가, 2028년 상용화 예정인 현대차그룹의 기체 'S-A2'를 투입할 계획이다.



SKT와 한화시스템, 한국공항공사 등이 구성한 'K-UAM 드림팀'은 기술력이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 미국 조비의 'S4' 기체를 실증에 활용한다.
김정일 SKT UAM 사업추진 담당 부사장은 "SKT가 세계 최초로 구축한 UAM용 5G 상공망과 인공지능(AI) 기술, 한국공항공사의 공항 운영 전문성, 한화시스템의 항공 안전 노하우 등으로 차별화된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LGU+와 카카오모빌리티가 이끄는 'UAM 퓨처팀'은 통합 모빌리티 서비스(MaaS) 플랫폼 운용 경험을 통해 다른 대중교통과 쉽게 연계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실증에는 UAM 선진 기업인 영국 버티컬에어로스페이스의 'VX4' 기체를 사용한다.
정덕우 카카오모빌리티 UAM서비스팀장(이사)은 "카카오T 앱에 이미 항공, 철도, 택시 등 모든 교통수단이 있는데, UAM 탭을 추가해 목적지까지 끊김이 없이 갈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정보통신과 롯데렌탈, 롯데건설 등이 국내 기체개발사 켄코아와 팀을 이룬 '롯데 팀'은 전국의 롯데호텔과 리조트 등 관광·유통 인프라를 UAM 기술과 접목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또 국내 항공·드론 중소기업이 팀을 이룬 도심항공모빌리티산업기술연구조합(UAMitra) 팀은 화물 운송에 집중해 실증에 나섰다.
7곳 컨소시엄 이외에도 교통관리, 기체·운항 등 단일 분야 실증에도 5개 컨소시엄, 11개 기업이 참여하며 K-UAM 그랜드챌린지에 나선 기업은 총 46개에 달한다.
국토부는 이들 기업을 비롯한 110여개 기관이 참여하는 산학연 정책공동체 'UAM 팀코리아'를 통해 안심하고 탈 수 있는 UAM 체계를 만들 계획이다.
최 과장은 "UAM 기체는 국제선 비행기에 준해 안전 인증을 받도록 하고 있다"며 "UAM 한 대가 '10의 9제곱'(10억) 시간(약 11만4천년) 동안 비행할 때 비로소 큰 사고 한 번이 날 가능성이 있을 정도로 높은 안전도를 갖추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s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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