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하반기 경제 시위 증가세…상당수가 노동 분쟁 및 부동산 위기 관련
'과감한 경기 부양책' 결여에 불만…'고품질 개발' 등 정책 모호성 지적도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 중국 경제에 대한 시진핑 국가주석의 '1인 통치'가 불안을 촉발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일 진단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에 본부를 둔 국제인권단체 프리덤하우스의 중국 내 반정부 시위 모니터링 프로젝트 '차이나 디센트 모니터'에 따르면 경제 관련 시위는 작년 8월 이후 넉 달 연속 상승했다.
8월 227건에서 9월 233건, 10월 274건, 11월 278건으로 늘어난 것이다. 12월에는 236건으로 다소 줄었다.
상당수 시위가 노동 분쟁과 가계 자산을 줄이는 부동산 위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중국 경제 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서도 광범위한 경기 부양책을 꺼리는 시 주석의 행보가 불만을 자극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1월 중국과 홍콩 증시 시가총액이 2021년 고점 이후 약 7조달러(약 천324조원)어치가 증발하자 화가 난 중국 개인투자자들이 미국 대사관의 웨이보 계정으로 몰려간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증시와 무관한 게시물에 수십만 개의 댓글이 달렸는데, 상당수가 "상하이증권거래소를 폭격할 미사일 몇 개만 빌려달라"는 등의 불만 글이었다
다른 소셜미디어(SNS) 플랫폼에는 최고 지도부 교체만이 시장을 자극할 것이라는 암시 글도 등장했다가 삭제됐다.
시 주석의 정책 결정에 대한 견제가 줄어드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시 주석은 2022년 당 지도부를 자신의 충성파들만으로 채웠다.
파벌들을 적절하게 안배해오던 기존 관행이 뒤집힌 것으로, 이는 중국의 경제적 부상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됐다는 평가를 받아온 집단지도체제 몰락을 의미했다.
또 시 주석이 목표 달성을 위한 명확한 로드맵을 전달하지 못했다는 데 대한 불만도 있다.
시 주석은 '고품질 개발'에 대한 언급 횟수를 예년 70차례에서 작년 128차례로 늘렸지만, 이 발전 전략에는 구체성이 결여돼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 주석은 전기차와 배터리, 태양광을 3대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지만, 이들만으로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4분의 1을 차지했던 부동산 부문의 공백을 메우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런 가운데 지도부의 경제 정책 방향타 역할을 하는 제20기 공산당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3중 전회) 개최가 미뤄지고 있는 점은 중국 정책의 불투명성을 높이고 있다.
3중전회는 관례대로라면 작년 10∼11월에 열렸어야 했지만, 결국 해를 넘겨 30여년 만에 가장 많이 지연됐다.
불만이 늘어난다고 해서 마오쩌둥 이후 가장 큰 권력을 가진 시 주석에게는 즉각적인 위협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광범위한 불만은 소비자 물가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하락한 상황에서 가뜩이나 취약한 소비자들의 신뢰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아시아사회정책연구소 닐 토머스 중국정치 연구원은 "사회와 정부의 모든 사람이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 같다"며 "그러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접근 방식에 대한 결정은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anfou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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