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시에나대 여론 조사…업무 수행 강력 불신 47% 역대 최대
핵심 지지 기반 유색인종 노동자 계층도 흔들…응답자 절반 "트럼프 심각 범죄"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대한 전반적 불신이 악화 일로를 걷는 형국이다.
오는 11월 대선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상대적으로 굳건한 지지세를 형성하고 있어 명암이 한층 선명하다.
뉴욕타임스(NYT)는 시에나대와 지난달 25~28일 미국의 등록 유권자 98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양자 대결 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48%의 지지율로 바이든 전 대통령(43%)을 제쳤다고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각종 여론 조사에서 바이든 전 대통령을 오차 범위내에서 앞서 왔다.
호감도 측면에서는 두 사람 모두 과반에 미치지 못했지만, 바이든 대통령(38%)이 트럼프 전 대통령(44%)에게 밀렸다.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에 지명될 경우 느낌을 묻는 항목에도 '너무 좋다'는 응답은 전체의 23%로, 트럼프 전 대통령(48%)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올해 81세인 바이든 대통령은 고령에 따른 인지력 논란에 이스라엘 전쟁 이후 지지층 분열까지 겹쳐 돌파구 마련에 난항을 겪는 상황이다.
이번 조사에서도 이 같은 반감이 그대로 드러났다.
응답자 4명 가운데 1명만이 나라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손을 들었고, 바이든 대통령의 정책으로 피해를 봤다는 답변은 43%에 달하는 반면 도움이 됐다는 응답은 18%에 머물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책이 도움이 됐다는 답변은 40%, 피해를 입었다는 답변은 25%로 상반됐다.
바이든 대통령의 업무 수행을 강력하게 불신한다는 응답은 전체의 47%에 달했다.
이는 자체 조사상 역대 최고 수준이라고 NYT는 못박았다.
NYT는 "여론 조사상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당 지지층 내부에서도 기반을 다지지 못하고 있다. 핵심 지지층인 여성, 흑인, 라틴 유권자가 분열 양상을 보인다"며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심지어 경선이 진행되는 와중임에도 지지층을 훨씬 더 규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 2020년 대선에서 그에게 투표했다는 응답자의 97%가 그에게 다시 투표할 것이라고 답한 반면, 바이든 전 대통령은 83%에 그쳤다.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서 달갑지 않은 또 다른 사실은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 기반 가운데 하나인 유색 인종 노동자 계층의 지지가 옅어지고 있다는 지점이라고 NYT는 지목했다.
2020년 대선 당시 출구 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들 계층에서 72%의 지지를 기록해 트럼프 전 대통령을 크게 따돌린 반면, 이번 조사에서는 고졸 이하 유색 인종 사이에서 바이든 대통령 지지는 47%에 불과해 트럼프 전 대통령(41%)과 근소한 격차에 머물렀다.
다만 응답자의 53%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심각한 범죄를 저질렀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2월(58%)보다는 다소 감소했지만, 여전히 절반 가까운 응답자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범죄 행위를 확신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NYT는 지적했다.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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