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조사서 美유권자 '경기호전' 답변 늘었는데도 바이든 2%포인트 열세
폭스뉴스서는 바이든 47% 대 트럼프 49%…흑인·젊은층 일부 트럼프로 이탈 확인
(워싱턴·뉴욕=연합뉴스) 강병철 이지헌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슈퍼화요일(5일) 경선에서 각각 대선 후보 자리를 사실상 확정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 오차범위 내에서 우위를 계속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3일(현지시간) 나타났다.
특히 대선 핵심 이슈인 경제문제와 관련해 경기가 좋아졌다는 유권자들의 평가가 늘어나고 있으나 현직인 바이든 대통령이 그 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2020년 대선 때 바이든 대통령을 밀었던 흑인, 젊은 층 유권자의 이탈도 바이든 대통령의 약세 원인으로 지목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달 21∼28일 미 유권자 1천500명을 상대로 조사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오차범위 ±2.5%포인트)에 따르면 응답자의 31%는 바이든 대통령 재임 기간인 지난 2년간 경제가 좋아졌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이뤄진 WSJ 여론조사 대비 10%포인트 상승한 결과다.
또한 본인의 재정 상황이 잘 풀리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도 작년 12월 조사 대비 9%포인트 상승한 43%를 차지했다.
미 경제 상황에 대한 유권자들의 인식이 최근 몇 달 새 크게 개선됐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다만, 이 같은 경제 인식 변화가 바이든 대통령에겐 긍정적인 요인이지만, 현직 대통령을 향한 표심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나지는 않는 모습이다.
두 전·현직 대통령간 양자 대결 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47%)은 바이든 대통령(45%)을 오차 범위 내에서 앞섰다.
지난해 12월 WSJ 여론조사 때의 간격(4%포인트)보다는 격차를 좁히긴 했지만, 경제 여건에 대한 인식 호전에 비하면 변화 폭이 상대적으로 미미했다.
긍정적인 경기 인식이 현직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으로 뚜렷이 이어지지 않는 배경으로는 물가 상승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여전하다는 점이 꼽힌다.
실제로 인플레이션 지표가 크게 둔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응답자의 4분의 3은 여전히 물가 상승률이 가계소득 증가율을 앞선다고 생각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물가를 제대로 잡고 있다고 한 응답자 비중은 37%로, 지난 작년 12월 조사 때보단 7%포인트 높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전체 응답자의 3분의 1 수준 남짓에 불과했다.
나아가 유권자들의 관심사가 이민자 문제로 쏠리고 있다는 점도 배경으로 꼽힌다고 WSJ은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 리스크'도 재선 가도를 어렵게 하는 가장 큰 장애 요인이다.
WSJ 설문 응답자의 73%는 바이든 대통령의 나이(81)가 두 번째 임기를 수행하기에 너무 많다고 여겼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77)은 나이가 너무 많다는 응답이 52%였다.
CBS가 여론조사업체 유고브와 지난달 28일부터 1일까지 2천159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투표 가능성이 있는 유권자 52%의 지지(오차범위 ±3.5포인트)를 받으면서 바이든 대통령(48%)을 앞섰다.
바이든 대통령의 대통령직 수행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임기에 대한 평가를 묻는 말에 '훌륭하다·좋다'는 답변이 트럼프 전 대통령(46%)이 바이든 대통령(33%)보다 더 높았다.
물가 문제에 대해서도 바이든 대통령의 정책에 대해서는 '물가를 상승시킬 것'(55%)이란 답변이 '물가를 하락시킬 것'(17%)이란 응답보다 훨씬 많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 '물가 상승' 34%, '물가 하락' 44%를 각각 기록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대결에 대한 기분을 묻는 말에 응답자들(복수응답)은 '부정적'(48%), '우울한'(42%)' 등의 단어를 많이 꼽았다.
폭스뉴스가 지난달 25~28일 1천26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49%)이 바이든 대통령보다 2%포인트 앞선 것(오차범위 ±2.5%)으로 나타났다.
인종·연령별로 보면 흑인 유권자의 28%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했는데 이는 2020년 2월 조사(4%)보다 7배나 높은 수치라고 폭스뉴스는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 30대 미만 유권자(51%) ▲ 히스패닉(48%) ▲ 교외 거주 여성(43%) 등에서도 높은 지지를 받고 있었다.
군소후보까지 포함한 5자 대결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41%)이 바이든 대통령(38%)보다 우위에 있었다. 무소속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코넬 웨스트 등은 각각 13%, 3%를 기록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를 니키 헤일리 전 대사로 하는 5자 가상 대결에서는 바이든 대통령(35%)이 헤일리 전 대사(28%)를 이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서 케네디 주니어 후보는 24%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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