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가격 경쟁에서 중국산에 밀려 위기를 맞은 유럽 태양광 제조업계를 지원하기 위한 방법 마련에 착수했다.
카드리 심슨 EU 에너지 담당 집행위원은 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에너지 장관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티에리 브르통 EU 내수시장 담당 집행위원과 함께 태양광 산업 지원과 관련한 여러 정책 제안을 담은 서한을 업계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업계로부터 제안에 대한 광범위한 지지를 받았다"며 "이제 유럽 내 (태양광 패널) 제조업 지원을 위한 구체적인 조처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유럽 태양광 패널 시장이 값싼 중국산 제품에 사실상 잠식되면서 현지 업체들이 '줄도산' 위기에 직면했다는 경고음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집행위에 따르면 현재 EU는 태양광 패널의 97%를 수입산에 의존하고 있다. 대부분은 중국산이다.
유럽 업체들은 중국 당국의 공격적 보조금 지급과 물량 공세가 '불공정 경쟁'을 야기하고 있다며 EU에 역내 제조업에 대한 직접적 지원뿐 아니라 중국산에 대한 반덤핑 과세와 같은 더욱 적극적인 무역 조처를 요구해왔다.
다만 EU는 중국산 수입 제한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미 중국산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입량을 줄이면 공급 차질 등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는 우려 탓이다.
심슨 집행위원은 회의에 참석한 각국 장관들이 "태양광 패널 설치를 가속하는 데 있어 안전장치가 필요한 것은 물론 경쟁적이며 지속 가능하고 혁신적인 역내 산업 환경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에 동의했다"고 강조했다.
'경쟁'을 방해할 수 있는 수입 제한에 부정적 입장을 우회적으로 피력한 것이다.
그는 이날 회의 시작 전에도 기자들과 만나 "업계 지원 방법은 다양하게 있으나 우리는 태양광 패널이 계속 필요하기 때문에 (수입) 국경을 닫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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