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말라 난민촌서 6시간 작전…북부·서부 도시에도 진격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이스라엘군이 4일(현지시간)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라말라를 한밤중 급습해 팔레스타인 주민을 유혈 진압했다고 로이터·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는 이날 행정 수도인 라말라 인근 아미라 난민촌에서 이스라엘이 공격을 퍼부어 16살 소년이 숨지고 부상자도 여럿 나왔다고 밝혔다.
목격자들은 이스라엘군이 군용 차량 수십 대를 몰고 왔으며, 팔레스타인 청년들을 겨냥해 발포했다고 말했다.
숨진 소년은 가슴과 목에 총을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군은 이날 난민촌에서 6시간 동안 대테러 작전을 벌였으며, 팔레스타인 주민이 돌과 화염병을 던져 이에 대응해 발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날 작전으로 수배 중이던 용의자 2명을 체포하고, 하마스가 유포한 선동 자료를 압수했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군의 이번 작전은 라말라에서 벌어진 것으로는 최근 수년 사이 최대 규모라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팔레스타인 뉴스 통신사인 와파(WAFA)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서안지구 북부 도시 나블루스와 서부 도시 툴캄 등에도 병력을 투입해 작전을 벌였다.
WAFA는 나블루스 인근 부린 마을을 급습한 이스라엘군이 10살 소년 1명을 사살했고, 나블루스에선 작년 4월 이스라엘인 모녀 3명을 살해한 혐의로 사살된 팔레스타인 남성의 거처를 폭파했다고 보도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자국민을 공격한 혐의를 받는 팔레스타인인들의 집을 과거에도 철거하거나 파괴하는 보복을 한 적이 있다.
이스라엘군은 나블루스 급습 과정에서 최루탄을 사용했고, 이로 인해 최소 15명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았다고 팔레스타인 적신월사는 전했다.
목격자들은 이스라엘군이 툴캄의 누르 샴스 난민촌 옆을 지나는 주요 도로를 파괴하고 난민촌 내부로 불도저를 몰아 진입로를 뚫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슬람 금식성월 라마단을 앞두고 이스라엘의 서안지구를 겨냥한 대규모 군사행동에 나서면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진행 중인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스라엘의 휴전을 중재하려는 미국과 이집트, 카타르 등은 라마단이 시작되는 이달 10일 이전 휴전을 타결하려 노력해 왔다.
하지만, 석방 대상 인질 명단 공개와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철수 등 쟁점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라마단 이전 휴전 타결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한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작년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해 가자지구에서 전쟁이 벌어진 이후 서안지구에서도 이스라엘군과 이스라엘 정착민들에 의해 살해된 팔레스타인인이 420명에 이른다고 이날 밝혔다
팔레스타인 외무부는 이스라엘의 급습과 구금, 이동 제한 등으로 서안지구 팔레스타인인들의 삶이 '견딜 수 없는 지옥'이 되고 있다면서 서안지구가 폭력과 무정부 상태에 빠져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hr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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