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합주 노스캐롤라이나 웨이크카운티 공화당 의장 외신 간담회
"공화당의 새로운 피" 주장…실제로는 '반대파 압박' 등 폐해 논란
(롤리[미 노스캐롤라이나주)=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를 악마화하는 것은 현 행정부(바이든 행정부)에 손해라고 생각합니다."
스티브 버그스톰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웨이크 카운티 공화당 의장은 대선 후보 경선 '슈퍼화요일'인 5일(현지시간) 현지 취재차 방문한 외신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마가는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극성 지지층의 또 다른 이름으로 통한다.
'국경봉쇄'를 비롯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초강경 보수 의제를 적극 지지하고, 트럼프의 주장과 정책에 반대하는 여야 의원들과 선거관리 담당자 등 공무원들을 전화, 문자 메시지 등으로 압박하는 것이 마가의 대표적인 양태로 대중에게 각인돼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 장악력 확대와 함께 당내에서 누구도 무시하지 못할 영향력을 행사하기에 '마가'의 표적이 된 공화당 의원들은 당내 경선을 통과하기 어렵다는 얘기가 나돌 정도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 같은 '마가'를 트럼프 전 대통령과 거의 동일시하며 고도로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그는 지난 1월15일 공화당 대선 첫 경선이었던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하자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 "이 선거(11월 대선)는 여러분과 나 대(vs) 극우 공화당 '마가' 세력의 대결이 될 것"이라고 쓰는 등 자신의 대척점에 마가를 세웠다.
버그스톰 의장은 "마가 구호는 로널드 레이건(1911∼2004) 전 대통령이 만든 것으로,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라면서 "대부분 미국인이 이 위대한 나라에서 느끼는 정서"라고 주장했다.
그는 '마가' 정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한) 2016년 대선 때 많은 이들에게 도달했다"면서 "바이든 행정부와 일부 사람들은 이를 위협으로 여기고 악마화하려 시도하는데, 정말로 불공정한 일"이라고 말했다.
버그스톰 의장은 그러면서 "미국이 정말로 위대하고, 미국인이 위대하다고 생각하는 정서와, 미국인들이 일상에서 추구하는 바를 악마화하는 것은 나쁜 방식이라고 생각하며, (악마화는) 현 행정부에 손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마가가 "공화당의 '새로운 피'라고 생각한다"며 헌법적 보수주의라는 공화당의 기본 원칙하에서 새로운 견해와 생각을 받아들이는데 유연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거대 정치 세력으로 성장한 '마가'를 공화당 기존 주류와 바이든 행정부가 '현실'로 받아들일 것을 촉구한 것이다.
하지만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든다는 구호 또는 이상으로서의 '마가'와 트럼프 전 대통령이라는 '논쟁적 정치인'을 지지하는 현실정치 세력으로서의 '마가'를 동일시할 수 있느냐는 논란은 여전히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과학적 근거로 뒷받침되는 기후변화를 부정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비롯한 동맹을 경시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입장과 그것을 지지하는 마가가 정말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인지에 대한 반론도 제기될 수 있다.
특히 버그스톰 의장이 마가의 '원조'로 거론한 레이건 전 대통령만 해도 '힘에 의한 평화'를 주창하며 자유 민주주의 진영의 리더 역할을 적극적으로 맡으려 했다는 점에서 마가의 '신고립주의' 경향과는 거리가 있었다는 지적도 가능해 보인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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