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대서 中 예비군 군사대비태세 첫 언급…우크라전서 교훈"

입력 2024-03-06 11:09  

"전인대서 中 예비군 군사대비태세 첫 언급…우크라전서 교훈"
中예비군 1천만명 추산…전문가 "전쟁 발생시 더 많은 자원 할당하려는 신호"
SCMP "국방비 7.2% 대폭 증액 함의는 임박 전쟁 준비 아닌 군사대비태세 확립"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 중국의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업무보고에서 처음으로 예비군 군사대비태세가 언급됐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지난 5일 보도했다.
이에 대해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교훈을 얻었기 때문이라는 전문가의 분석이 나왔다.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이날 전인대 개막식 연례 정부 업무보고에서 전투준비태세 지원과 방어 작전을 담당하는 예비군을 개선함으로써 군사대비태세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무보고에 예비군 개선을 통한 군사대비태세 강화 관련 내용이 들어간 것은 처음이다.
또 국가발전개혁위원회의 계획 보고에는 군 동원 능력 향상과 방위산업 규모 확대, 군사 관련 인프라에 대한 조정 등 계획도 담겼다.
군사 전문가 푸첸사오는 "이는 전쟁이 발생했을 때 중국이 전국에서 더 많은 자원을 할당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주는 분명한 신호"라면서 "우크라이나 전쟁 교훈이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기전으로 흐르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는 예비군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중국은 1983년 창설 이후 지방에서 관할하던 예비군을 2020년 인민해방군 지휘체계로 편입했다. 현재 중국의 예비군 규모는 약 1천만명으로 추산된다.
올해 높은 수준으로 늘어난 중국의 국방 예산에 담긴 함의는 임박한 전쟁에 대한 준비가 아니라 군사대비태세 확립이라는 전문가 평가도 있다.
자국 이익을 방어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신중한 조처를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중국 인민해방군 웨강 예비역 대령은 "대만해협과 남중국해 현 상황은 통제 가능하다"면서 "이들 지역 불안이 확대된다고 해서 중국의 기존 군사정책이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루리시 전 대만 해군사관학교 전 교관은 중국의 군사비 지출에 대해 "남중국해 등지에서 중장기적으로 군사 안보를 유지할 필요성에서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루 전 교관은 필리핀 등과 영토 분쟁 중인 상황에서 군용기를 교체하고 새 군함을 투입하기 위해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예산이 많이 증가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중국은 올해 세 번째 항공모함인 푸젠함 시험항해를 시작하고 J-20 전투기 같은 첨단 군사 자산 생산을 늘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새로운 무기와 장비가 군에 도입되면 집중적인 훈련이 필요한데, 훈련에도 많은 예산이 필요하다.
중국 재정부는 올해 국방비 지출을 작년 대비 7.2% 늘어난 1조6천700억 위안(약 309조원)으로 책정했다.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국방비 지출국인 중국의 올해 국방예산이 한화 기준으로 처음으로 300조원을 돌파한 것이다.
중국군은 건군 100주년인 2027년 현대적인 군대로 전환하고 2049년에는 세계적인 군사 강국으로 부상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리상푸 전 국방부장 등 군부에 대한 숙청이 잇따른 가운데 리 총리가 군에 대해 충성 필요성을 강조한 점도 눈길을 끌었다.
anfour@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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