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서사모아 이외 지역서 완승…트럼프,'박빙' 버몬트 제외 경선 압도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민주당 소속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 소속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미국내 각지에서 일제히 치러진 대선 후보 당내 경선에서 압승을 거두고 사실상 후보 자리를 확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로써 두 전현직 대통령의 예견된 '리턴 매치'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버지니아와 노스캐롤라이나, 매사추세츠 등 모두 15개주와 미국령 사모아에서 동시에 민주당 경선이 치러진 가운데, 동부시간 오후 10시 기준으로 캘리포니아를 제외한 14개주에서 모두 낙승했다.
동부시간 오후 11시 투표를 종료하는 캘리포니아주 역시 바이든 대통령이 손쉬운 승리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 같은 시각 기준으로 버지니아, 노스캐롤라이나, 메인, 오클라호마, 앨라배마, 텍사스, 콜로라도 등 11개주의 공화당 경선에서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에 승리했다.
AP와 CNN의 예측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가 전망됐던 버몬트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의 경우 62.8% 개표가 진행된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47.0%의 득표율로 헤일리 전 대사(48.6%)에게 역전했다.
두 후보는 엎치락뒤치락하며 박빙의 승부를 이어가고 있어 최종 승자를 단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AP 통신은 그러나 "헤일리 전 대사가 버몬트에서 선전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버지니아와 메인 등 상대적으로 헤일리 전 대사에게 우호적일 것으로 여겨졌던 중도 성향 주에서까지 압승하고 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압승에 무게를 실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슈퍼화요일' 경선에서 169명의 가장 많은 대의원이 걸린 캘리포니아를 비롯해 투표가 진행 중인 남은 지역에서도 승리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모두 당내 경선의 주요 분수령인 '슈퍼 화요일' 선거에서 손쉽게 압승을 거두면서 미국 대선은 사실상 일찌감치 본선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아직 상당수 주(州)에서 경선 일정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현역인 바이든 대통령의 경우 민주당 경선은 사실상 경쟁자가 없는 추인 절차에 불과할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틀 뒤인 7일 국정연설을 통해 '집권 2기'의 정책 비전을 공개하고 11월까지 약 8개월간 본선 레이스에 화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유일한 경쟁자인 헤일리 전 대사를 크게 앞서고 있어 이달 중 확실히 후보 자리를 확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플로리다 마러라고 자택은 일찌감치 '슈퍼화요일' 승리를 자축하는 인파로 북적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밤 지지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승리가 우리의 궁극적인 복수"라며 "이제까지 성원을 보내준 바로 당신에게 감사를 보낸다"고 밝혔다.
참패의 성적표를 받아든 헤일리 전 대사는 자택이 있는 사우스캐롤라이나 찰스턴에서 결과를 지켜보고 있지만, 특별한 일정 공지는 하지 않은 상태다.
이미 당내에서 강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헤일리 전 대사로서는 이번 슈퍼화요일 경선을 계기로 한층 더 강한 퇴진 요구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후 10시 기준으로 추가로 얻은 53명을 포함해 모두 326명의 공화당 대의원을 확보한 상태다.
워싱턴 DC 코커스에서 유일한 승리를 거둔 헤일리 전 대사가 확보한 대의원 수는 43명에 불과하다.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모두 1천215명의 대의원을 손에 넣어야 한다.
이번 슈퍼 화요일 경선에서만 공화당 대의원의 865명이 결정된다.
민주당은 이날만 1천420명의 대의원을 배분하는데, 바이든 대통령이 사실상 독식하는 구조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슈퍼화요일 경선을 압도했다"고 평가했고, CNN 역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경선을 휩쓸었고, 바이든 대통령은 경쟁자 없는 독주 체제를 이어갔다"고 전했다.
kyungh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