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근거 된 고문서 내용 불명확…자료로 신뢰할 수 없어"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일본 남쪽 해역에서 향후 30년 이내에 거대 지진이 발생할 확률이 70∼80%에 이른다는 견해에 대해 일본 학자가 "과학적으로 타당하지 않다"는 주장을 담은 논문을 발표했다고 도쿄신문이 6일 보도했다.
하시모토 마나부 도쿄전기대 특임교수는 일본 자연재해학회가 펴내는 학술지에 게재한 논문에서 난카이 해구 대지진의 발생 확률이 30년 이내에 70∼80%라는 주장의 근거가 된 고문서를 조사해 신뢰하기 어려운 자료라고 지적했다.
난카이 해구 대지진은 수도권 서쪽인 시즈오카현 앞바다에서 시코쿠 남부 해역까지 이어진 난카이 해구에서 100∼150년 간격으로 발생한다는 지진이다.
일본 정부는 규모 8∼9에 달하는 난카이 해구 대지진이 일어나면 사망자와 실종자가 23만여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난카이 해구 대지진 발생 확률 추산에는 시코쿠 남서부 고치현 무로쓰(室津) 지역 고문서에 기록된 항구의 수심 변화를 바탕으로 다음 지진 발생 시기를 예측하는 '시간 예측 모델'이 사용됐다.
하지만 하시모토 교수는 무로쓰 지역 고문서가 기록된 시기와 장소가 명확하지 않고 인위적인 개입이 가해졌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고문서 기록은 자료로서 신뢰할 수 없고, (발생 확률) 예측은 근저에서부터 잘못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연구 방법을 바꿔야 한다고 제안했다.
도쿄신문은 2013년 정부 위원회에서도 일부 지진학자들이 시간 예측 모델 채택을 반대했지만, 당시에는 이 모델에 반론을 제기한 논문이 없었다고 전했다.
이어 당시 방재·행정 분야 위원들이 지진 발생 확률을 낮추면 지진 예방과 관련된 예산을 확보하는 데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해 '30년 이내 70∼80%'라는 높은 수치로 결론이 났다고 덧붙였다.
일본 정부 지진조사위원회 히라타 나오시 위원장은 이번 논문에 대해 "난카이 해구 대지진 발생 확률을 재검토할 예정은 없다"면서도 "위원회가 종합적으로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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