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美, 韓·獨에도 대중국 반도체 수출통제 참여 압박"(종합)

입력 2024-03-07 03:25  

블룸버그 "美, 韓·獨에도 대중국 반도체 수출통제 참여 압박"(종합)
中의 첨단반도체 제조 막고자 장비·부품 수출통제 참여국 확대 추진
이미 동참한 네덜란드·일본엔 더 엄격한 통제 주문…반응은 "냉랭"
소식통 "한미, 2월에 반도체 수출 통제 관련 더 체계 갖춘 대화 가져"





(멕시코시티·워싱턴=연합뉴스) 이재림 김동현 특파원 = 미국 정부가 네덜란드, 독일, 한국, 일본을 포함한 동맹국에 중국에 수출하는 반도체 기술을 더 엄격히 통제하라고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미국이 중국의 첨단반도체 제조를 막기 위해 2022년 10월부터 시행한 반도체장비 수출통제의 구멍을 막고, 더 많은 국가의 참여를 끌어내 기술 포위망을 더 촘촘히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네덜란드 정부에 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이 올해 수출통제 시행 전에 중국 업체에 판매한 반도체장비에 대해 수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도록 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또 화학소재 기업 JSR을 비롯한 일본 기업들이 반도체 제조 핵심 소재인 포토레지스트의 중국 수출을 제한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JSR은 포토레지스트 부문 세계 시장 선두 업체다.
일본과 네덜란드는 수출통제 강화를 고려하기 전에 이미 시행한 조치의 영향을 평가하고 싶다면서 미국의 압박에 냉랭하게 반응했다고 소식통들은 밝혔다.
그간 미국은 자체 수출통제를 시행한 뒤 핵심 반도체장비 제조국인 일본과 네덜란드에도 중국 수출을 통제하라고 압박했고 이 두 국가도 작년부터 수출통제를 강화했지만, 미국은 여전히 빈틈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일본과 네덜란드 기업들은 아직도 과거에 중국에 판매한 장비를 수리하거나 장비에 필요한 예비 부품을 판매하고 있다.
ASML은 중국에서 수출통제 대상인 장비를 수리·정비하려면 정부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네덜란드 정부의 허가 과정이 느슨하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여기에 더해 미국은 독일과 한국 등 더 많은 주요 반도체 산업 국가가 대중국 수출통제 대열에 참여하기를 원한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이는 익히 알려진 미국 정부의 기본 입장이며 미국만 수출통제를 할 경우 타국 경쟁사만 유리해질 것을 우려한 미국 반도체업계의 요구이기도 하다.
미국의 수출통제를 총괄하는 엘렌 에스테베스 상무부 산업안보차관은 지난 1월 12일 반도체 등 첨단기술이 적국에 넘어가지 않도록 한국 등 관련 기술을 보유한 동맹과 새로운 다자 수출통제 체제를 만드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지난 1월 17일에는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가 한국과 일본, 대만 등 동맹국도 미국과 유사한 대중국 수출통제를 도입하도록 설득해야 한다는 입장을 상무부에 제출하는 등 갈수록 한국의 참여를 원하는 분위기다.
다만 한국 정부 안팎에서는 한국의 반도체장비 제조 기술 수준이 네덜란드와 일본 정도로 높지는 않아 한국에 대한 미국의 압박이 이 두 국가가 받는 만큼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은 반도체 생산과 반도체장비에 필요한 예비 부품 공급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한국과도 반도체 수출통제 대화를 진행해왔으며 작년에 한국에 다자 수출통제 참여를 요청한 이후 지난 2월에 더 체계를 갖춘 대화를 했다고 소식통들은 블룸버그에 전했다.
독일의 경우 광학기술로 잘 알려진 칼자이스가 ASML에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광학 부품을 공급하는데 미국은 칼자이스가 중국에 그런 부품을 수출하지 않도록 독일 정부가 나서기를 바라고 있다.
네덜란드도 독일이 수출통제에 참여하기를 바라고 있으며 바이든 행정부는 오는 6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전에 이런 합의가 이뤄지도록 압박하고 있다고 소식통이 블룸버그에 밝혔다.
미국 정부의 압박 강화는 중국 최대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華爲)에서 작년에 깜짝 발표한 최첨단 프리미엄 스마트폰 공개와 관련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당시 미국에서는 화웨이가 미국의 수출통제에도 스마트폰에 최첨단 반도체를 탑재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미국의 제재에 구멍이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walde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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